나는 글로 먹고살 팔자라고 했다. 만나는 점쟁이마다 그랬다. 그래서 직업을 기자로 택한 것은 탁월했다고 그들은 늘 말했다. 그런데 기자를 그만뒀다. 뭐든 할 수 있겠다는 무모한 도전만 생각하고 사표를 던졌다. 벌써 2년 전이다. 내년이면 3년째로 접어든다.   학습비는 비쌌다. 직장생활 5년 해서 빠득빠득 번 돈 3천만원은 내 수중에 없다. 1년 쓰니까 어디로 갔는지 공중분해 됐다. 돈이란 건 벌기는 어려워도 쓰는 건 쉽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 박봉에 대학원도 마치고, 차도 바꾸고도 수중에 3천만원이 있었다면 나는 무진장 열심히 산 거다.   그런데 그 삶은 한 번에 의미가 별로 없는 게 돼버렸다.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전직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인연이 이어지고, 못 볼 것 같던 사람도 일로 만나게 된다.   내가 서울로 온 건 큰 뜻을 품어서가 아니었다. 책을 내고, 다른 세상을 좀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나 수입이 무일푼으로 마냥 보낼 수는 없었다. 통장잔고가 바닥날 무렵 초조해졌다. 나이 34세에 집에다 손을 벌릴 수는 없었던 거다.    형님과 누님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총알이 필요할 때마다 넉넉히 보충 해주었다. 다 갚아야 할 마음 빚이다.   그때 나를 구원한 건 금성출판사가 발행하는 어린이잡지 <푸르넷>이었다. 아니 이 잡지에 글을 쓰도록 주선해준 선배다. 그 선배는 옛 직장의 선배였다.   사실 선배는 서울에 있었고 나는 대구에 있었기 때문에 별로 친분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도 선배는 내가 회사를 관둔 것을 안타까워하며 “너 같은 아이가 우리 회사에는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틈틈이 술도 사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더니 금성출판사에 있는 친구를 소개시켜줬다. 그 분에게 내가 칼럼을 쓸 수 있도록 부탁했다. 출판사에 계신 누님은 내 블로그를 보고 검증을 마쳤고, 내게 꼭지가 할당됐다.   아이를 위한 글쓰기는 내가 해보고 싶은 거였다. 그걸 시작한 지 어느새 1년이다. 내년부터는 포멧을 완전히 바꾸어 새로운 시도를 했다. 스토리텔링 방식을 취해 시사를 소설 같게 썼다.  시사칼럼이 인연이 돼, 이제 학부모들이 읽는 사보 <책나무>에 또 글을 쓰게 됐다. 단행본으로 발간되는 사보에 내 첫 번째 글이 실렸다. 스토리텔링작가답게 첫 주제를 스토리텔링으로 잡았다.  두 꼭지 다 언제까지 쓰게 될지 모르겠다. 하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쓸 것이다. 그리고 내가 명성을 얻게 되어도 금성출판사 이 꼭지만큼은 원하면 언제든 써 줄 요량이다. 어려울 때 내게 힘을 실어준 고마운 지면이다.   나는 내년에 쓸 복이 터졌다. 논문도 써야하지만, 내 밥벌이를 해결해 줄 귀요미들이 줄 서 있다.   스토리텔링과 글 그리고 강의가 내 경쟁력이다.    점쟁이들이 그랬다. 나는 글로 먹고살면 대성할 팔자라고. 기자 시절 얘긴데, 글쓰고 사업하면 큰돈 벌어 좋은 일 많이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나에게는 있다. /심보통 2012.11.30 짓고  2022.11.30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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