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기도를 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단순히 부처님께 병을 낫게 해 주십사하는 기도만으로는 안됩니다. 내가 왜 아프게 되었는지 그 병고의 뿌리를 알아야 하고, 병고의 뿌리를 제거하려는 기도가 있어야 병마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죄도 안짓고 살아왔건만 이제 살만하니 병이 났다”며, 병난 것이 마치 누구의 탓인양 얘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병은 반드시 자신이 지은 죄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살만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살만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긴장하며 살다가 긴장이 풀려서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알게 모르게 몸과 마음으로 지은 죄가 쌓여 있다가 병으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플때는 무엇보다 참회기도가 앞서야 합니다. 그리고 더욱 자비한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려 나가야 합니다. 서울의 목동에 사는 어느 보살님의 얘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그 보살님은 몇 년 전에 우연히 우측 어깨가 걸리기 시작하더니 팔을 못 쓰게 되는 병을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잠을 잘못자서 그런 것이거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생긴 증세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갈수록 증세가 심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쑤시고 결리다가 팔을 들지 못하게 되더니 아예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통증이 왔습니다. 결국 그 보살님은 팔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 보살님은 유명한 한의원을 찾아가 침도 맞고 뜸도 떠 봤습니다. 아무 소용이 없었지요. 종합병원의 의사들은 신경통의 일종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물리치료를 장기간 받도록 했으나 병세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병신아닌 병신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불편하기 짝이 없었고, 생활만 불편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팔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옆집에 절에 열심히 다니는 보살이 이 보살님의 고통을 오랫동안 지켜보더니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한의원이나 병원에서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닌 것 같습니다. 부처님을 믿고 계시는 분이니 이제 부처님께 의지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부처님은 대의왕이시니 분명히 가피가 있을 것입니다.” 이웃에 사는 사람의 말을 듣고 그 보살은 마지막으로 부처님께 의지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절을 찾아갔습니다. 스님은 병고에 시달린 그녀의 모습을 살피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장경을 매일 21편씩 독송해 보십시오.” 그 보살님은 이웃의 보살님에게 지장경을 구해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뜻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지장경만 펴들면 졸음이 몰려와 끝까지 독송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다가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하루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충분히 수면을 취한 다음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한 뒤 다시 지장경을 폈습니다. 드디어 잠을 쫓고 지장경 21편을 수지 독송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그 보살님은 절에 찾아가 지장보살을 염불했습니다. 기도를 한 그날 밤 그 보살님 꿈에 어깨에서 제비가 날아가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깜짝 놀라 깨보니 꿈인데 참으로 이상하기 그지없는 꿈이었습니다. 어째서 어깨에서 제비가 날아간 것일까요? 그 보살님은 왜 그런 꿈을 꾸게 된 것인지 이상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여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보았습니다. 그러자 희미하게 한 가지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몇년 전 봄 그 보살님은 시골에서 살았었습니다. 그 보살님이 살던 집에는 봄이 되면 제비들이 날아와 집을 짓고 새끼를 길렀으며 가을이 되면 모두 떠나곤 했습니다. 어느 봄 하루는 그 보살님이 마루에 앉아 있었는데 나비들이 분주하게 날아다니고 마당에서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것을 무심히 지켜보다가 기둥에 어깨를 기댔습니다. 그러다가 따뜻한 봄 햇살에 몸이 나른해지면서 졸음이 와 설핏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천장에서 무엇인가가 떨어지길래 그녀는 반사적으로 치마폭으로 떨어진 물체를 손으로 세게 때렸습니다. 벌레가 떨어진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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