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그러나 그것은 벌레가 아니라 마루 벽 상단에 집을 지었던 제비의 새끼였던 것입니다. 왜 털도 나지 않은 제비새끼가 떨어졌는지 모르겠으나 무심코 잠결에 휘두른 그 보살님의 손길에 제비새끼는 죽고 말았습니다. 일부러 한 살생은 아니었지만 그 때 살생했던 팔이 아팠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과보를 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장경을 수지 독송한 공덕으로 횡사한 제비를 도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 보살님은 그 꿈을 꾼 뒤 진심으로 제비가 천도되기를 빌며 “나무지장보살”을 염불하면서 두손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손을 모아지지 않을만큼 아프던 우측 어깨의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보살님은 신통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나무 지장보살마하살’을 염불하였습니다. 꿈을 좀더 현실적으로 얘기해보자면 자신의 고통을 소멸하고 소원을 성취하려면 자비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무의식 중에 벌레를 죽였더라도 가엾어 하고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자비심은 어느 중생에게나 평등하셨습니다. 죄가 무거운 자나, 어리석어 괴로워하는 자에게도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따라서 불자들이 불심으로 기도를 한다는 것은 자비심을 기르는 수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며, 자비심은 어떠한 미물일지라도 불심으로 대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비심으로 불심을 돈독하게 한 뒤 발원을 해야 모든 소원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몸이 아플 때면 자꾸 마음이 약해지고 잡념이 생겨서 기도도 잘 안됩니다. 고통이 끊이지 않는 사람이 부처님께 와서 하는 기도중에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거룩하신 부처님이시여, 자비하신 지장보살님이시여. 어찌하여 저는 그동안 남편 뒷바라지 하고 자식들 키우느라고 먹고 싶은 것도 아끼고, 입고 싶은 것도 참으며 열심히 살아왔건만 제게 고통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까? 남편만 바라보고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알뜰하게 사느라 살아왔건만 남편은 내가 싫다하고 오로지 자식들 잘 되라고 앉으나 서나 기도했건만 자식들은 제멋대로 행동하니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하는 말을 합니다. 얼핏 들어보면 참으로 가련한 부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어리석은 부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삶의 지혜라고 하는 것은 무조건 아끼고 절약하며 사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닙니다. 아끼고 절약하여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가가 중요한 것이지요. 물론 모두 가족들을 위해 사용하셨겠지만 좀더 넓은 마음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내 가족만 위할 줄 알았지 난 소중한 것은 뒷전이었을 것입니다. 혹시 이웃에 어려운 환경에 빠진 아이가 있으면 내 자식처럼 생각하는 마음과 실천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 하찮은 사람이라고 타인을 경멸하고 차별하여 대하지는 않았었는지 반성도 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과 실천이 진실하게 공덕으로 지으며 살아가는 삶의 지혜인 것입니다. 원래 모든 사람들이 아주 먼 옛날부터 업의 고삐에 묶여 있습니다. 우리가 미혹하게 하는 것도 바로 업때문이지요. 우연히 잠결에 친 것이 제비새끼였을 뿐이지 그 제비새끼를 죽이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서 죽이게 된 것은 아닐지라도 그 업으로 병을 얻게 된 것처럼 알게 모르게 지어 온 업의 고리는 생사의 근본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은 남의 잘못은 잘 보이고 자신의 잘못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남의 죄는 사방으로 퍼뜨리고 다니면서 자신의 죄는 골패를 감추듯이 감추려고만 합니다. 참회하는 마음이 없고, 겸손한 마음이 없으며, 부끄러워 하는 마음, 남을 상하게 해 놓고도 반성하는 마음이 없으면 행복하게 생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겸손의 마음, 타인을 인정하고, 공경할 줄 아는 마음, 집착을 떠나 맑고 깨끗한 마음을 낼 줄 아는 사람이 기도해야 소원도 성취되고 현생과 이생에서 행복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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