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가 채 1년 남지 않았다. 내년 총선은 분명 윤석열 대통령 취임후 대략 2년만에 열려 정권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입법 추진 등 국정동력에 힘을 실어 달라고 할 것이고,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견제를 위해 표 달라고 호소할 것이다. 어느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까마는 우리 지역에서도 내년 선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역사를 다시 쓸 것이냐, 아니면 지금처럼 살 것이냐의 중요한 기로다.
그런면에서 지난 5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 지원유세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혹여 내년 우리 지역의 선거에 참고가 될까해서 신문기사를 참고해 옮겨 싣는다.김 대표는 4월 2일 전주에서 “한번씩 채찍을 들어야 주민 무서운줄 안다”면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4월 5일 선거에서 낙선했다. 김 대표는 당시 자당 후보 유세에서 “(전주에서)늘 똑같은 당을 뽑지 않았나. 같은 당을 뽑으니 달라지는 게 없다”며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데 누가 열심히 일하겠나”라고 했다.
또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고 하면 주민들 무서운 줄 모르고 중앙당 눈치보고 공천받는 일에만 급급할텐데 그런 사람을 뽑아놨더니 전주가 발전했나, 퇴보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그렇게 됐나. 늘 같은 당만 뽑아대니 주민들 눈치도 안 보고 유권자 무서운 줄 모르는 것”이라며 “한번씩 채찍을 들어야 주민 무서운 줄 아는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전주 역사를 새로 쓸 것이냐 아니면 과거의 모습 그대로 고만고만하게 살 것이냐 하는 것을 결정하는 참으로 중요한 선거”라며 “이번에 꼭 바꿔보자”고 했다.
(전주을 재선거는 작년 5월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됐다. 민주당은 책임 정치 차원에서 공천을 않기로 결정했고, 민주당 소속이던 사람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상직 전 의원이 사고를 쳐서 새로 뽑는다니까 민주당이 공천을 안 한 것까진 좋은데 늘 민주당을 하다 이번 선거만을 위해 잠시 탈당했다면서 무소속이라고 나오는데 그게 무소속이 맞나”라며 “당선되면 또 민주당 들어가서 다음에 또 민주당 공천받으려는 거 뻔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또 “이번에 나온 후보들 보니까 어떤 분은 국회의원 한 명도 없는 당 소속도 있고 무소속도 있다”며 “의원 한 명도 없는 정당 뽑아놔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더구나 집권당도 아니다. 그러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심부름을 잘 할 사람은 집권당 소속 국민의힘 후보”라고 얘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말 이번에는 국민이 무서운 걸 한번 보여주자”며 “이 회초리를 전주 시민들이 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일당 독점 체제 하에서 오랫동안 전주의 발전이 많이 지체됐다는 인식을 하고 계신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전주 시민들이 집권당 후보를 뽑아서 국회의원 만들어주면 거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전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주’를 ‘영천’으로 바꾸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으로, 민주당은 ‘국민의힘’으로 바꿔보면 묘한 결과가 그려질 것이다.
정치에 텃밭이 어디있고, 독과점이 무슨 말인가. 지역을 위해 큰일 하겠다는 사람이 중앙당의 공천에만 목매는 해바라기성 정치를 한다면 주민들이 엄중한 경고와 함께 심판을 해야 한다.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시민의 선택을 받아야 스스로도 떳떳할 것이다. 특정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묻지마식 선거에 익숙해진 정치인도 시민도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민심은 들풀과 같아서 말라 비틀어져 있는 듯 해도 봄비가 대지를 적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싹을 틔우고 어우러져 산야를 물들이는 강인함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풀뿌리 민주주의를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