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 더불어민주당 한 현역 의원이 내년 4월에 열리는 총선을 1년 앞두고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지난 총선때 민주당의 다섯 번째 인재영입 케이스로 정치에 입문한 소방관 출신이다. 88년생, 당시 32살의 나이로 소위 MZ세대다. 만 36세의 젊은 청춘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특권이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직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임기를 1년이나 남기고 비례대표도 아닌 지역구 의원이 헤어질 결심을 한 건 퍽 이례적이다. 그는 소방관이 삶의 소명이고 다시 시험을 쳐서 소방관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가 밝힌 불출마 선언의 변을 뜯어보면 기성 정치권에는 뼈아픈 참회를, 정치에 뜻을 두는 신인에게는 신선한 의욕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왜 갑작스런 불출마를 생각했을까. 격렬한 정쟁만 있는 국회의원 멍에가 버거웠던것일까, 아니면 당의 팬덤정치에 소신껏 의정활동을 펼치지 못한 한계에 회의를 느꼈을까. 그것도 아니면 자기 본업인 소방관이 진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는지. 남들에겐 엄청 매력적인 직업인 국회의원 자리가 젊은 초선에게는 굴레처럼 여겨진 것인지 아무튼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 것을 느끼고 가책을 받는 정도의 국회의원이라면 그나마 양심 바른 사람이다. 소신과 명분도 없이 권력에 취해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고, 지상 최고의 직업이라며 자리만 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그 직업은 어떤 매력이 있길래 중독처럼 매번 또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며, 지역 주민은 눈에 안보이고 공천권을 쥔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여 줄서기 하려는 걸까.  그런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대체로 능력이 없거나 지역 주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누가봐도 깜냥은 안되면서 근거없는 자신감만 가지고 자리만 탐내는 경우다. 그런 사람들이 여의도 입성하는 꼴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 지역구의 주민들은 물론이고 나라마저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난주 총선 1년을 앞두고 우리 신문이 조사한 예비 후보들의 면면을 보는 주민들은 이런 결단이 오히려 우리 지역에서 좀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람이 많다. 참회나 반성없는 낡은 정치인에, 예의도 역량도 검증되지 않은 신인이 침 흘리는 마당이니 그런 말이 설왕설래다. 정치는 생물이라지만 최근 치러진 국회의원 등 재·보궐선거의 결과만 봐도 우리가 이래서는 안된다. 대규모 검사 공천 괴담과 낙천공포에 떠는 TK지역 현역의원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입만 열면 지역발전과 민생을 말하지만 당선시켜 주면 지역주민은 잊는 믿지 못할 정치인이 된다. 여의도에 들어가서는 조직과 권력자에게 충성하는 모습만 보이고, 지역 정치는 리스크 투성인데도 부끄러움 없이 잘할테니 밀어달란다. 또 어설픈 자질과 역량에 양심도 비전도 말하지 않고 자신의 입신양명만을 위해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생콩에게 희망을 걸 수 있겠나.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가슴에 손을 얹고 약간의 양심이라도 남은 사람이면 더이상 주민을 피곤하게 하지 말고 그만두기를 바란다. 혹여 주민을 생각한 접기 경쟁이 영천정치에 선순환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테니. 우리에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능력과 소신으로 일할줄 아는 사이다 히어로가 필요하다. 어느 누가 관여한다 해도 공천을 줄 수밖에 없는 국회의원. 우리에게 자기를 스스로 그렇토록 키우는 정치인을 바라는 것이 무망한 일일까.  정치 현장에는 힘을 키워 자신감을 내보이는 다선 의원도 있고, 반대로 초선에 뭐하나 바꿔보자고 몸부림쳐도 씨도 안먹혀 무력감만 토해내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안다. 또 쇄신 기준을 두고 중진이라 퇴진해야 하고, 초선이니 우대한다는 명분도 없다. 그러나 변화를 외면할수록 정치인이 물갈이 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열망은 커진다. 개혁 공천만큼 정치인 개개인의 깨달음과 경각심을 요구하는 이유다. 오죽하면 TK 3선이 수도권 초선보다 못하다는 소릴 듣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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