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현실속에서는 개인에 대한 부정과 인정, 그리고 존중에서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근엄한 나의 존재를 폄하하려 한다는 인상을 받을 때에 사람은 공격적이 되거나 혹은 방어적이 된다. 동물의 왕국처럼 그 순간부터 감정적 대응과 힘겨루기는 시작된다. 그렇게 맞부닥치게 되면 사람 특유의 고집이 나온다. 결국엔 승자와 패자가 나뉘겠지만 상처뿐인 영광과 패배감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런 일련의 과정을 잘 살펴보면 본질은 사라지고 소모적인 감정만 쓰기 십상이다. 공론장에서도 이런 상황은 왕왕 발생한다. 사실 정치란 갈등의 연속이고 이를 어떻게 풀어내는가이다. 그런데 서로를 부정하고 할퀴는 언어만 난무하기 시작하면 지적했던 것들의 진실은 묻혀버리고 이전투구만이 남을 공산이 크다.  의회와 집행부의 힘겨루기로 보이는 영천시문화예술회관 건립 문제가 대표적이다. 막대한 시비를 들여 건립하는 것이 의회가 판단하기엔 시기적으로 맞지 않으니 보류하자는데 시민들이 원하니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 충돌한다.  머리 맞대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소통을 해도 어떤 결과에 도달할까 말까한 상황에서 서로 ‘내 말을 안들어’라는 태도를 보이면 답은 없다. 의회 안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끼리의 알력은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너’ 버린 꼴로 차마 지켜보기가 안타깝다. 같은당 소속 의원중에도 집행기관과 뜻을 같이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뚜렷한 소신도 없이 의회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의원도 있어 보인다. 그러니 상임위원회나 예산결산위원회를 통과한 의안들이 의원 전원이 동시에 참석하는 본회의장에서 수정발의되고, 표결에 들어가면 수에 밀려 부결되는 경우를 목격한다. 이런 과정에 서로의 인신공격성 단어와 문장에 휘말리면서 원색적인 비판으로 이어진다. 전 시민이 지켜보는 의회 본회의장에서 의원이 의장의 무능을 입에 올리고, 못마땅한 의장은 “발언을 중지하라. 자제해 달라”를 지속한다.  또 “의장님 지시냐”라고 따지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느냐, 내가 지시하는 것 봤나”라는 감정 섞인 발언이 이어진다. 이것은 누가봐도 의회의 자해행위 내지는 누워서 침뱉기다. 배려심은 약에 쓸려고 찾아도 안보일 정도로 인색하다. 그러는 과정에 질의와 지적으로 밝혀내야 할 진실은 의회 밖에서 떠돌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확전의 그늘은 얼마든지 드리워져 있다. 7대 5라는 신조어 속에 진실게임 같은 내부 사정은 악화일로를 걷고있고,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진다. 향후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감정 대립이 좋지 않은 것은 가슴 밑바닥 에너지까지 쏟아부어대지만 상처만 남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자기들끼리 입버릇처럼 말하는 ‘존경하는’은 수식어로만 존재하고 수면 아래에서는 서로를 경멸하며 복수의 날을 벼리고 있는데 감정에 재점화가 되면 언제든지 맞붙을 일촉즉발의 시한폭탄 같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로 유치한 접근 보다는 믿음과 진실 그리고 어떤 협치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러려면 서로 부정하기 보다는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대화를 이어가면서 배려하고 양보할 때 진일보한다. 이제 묵은 악감정은 걷어내고 갈등을 넘어 실체에 접근하는 차분한 이성을 가질 순간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그 목소리에도 귀를 한번 귀울여 볼 때다. 그러면 성숙한 대화와 소통으로 이어지고, 우리의 민주주의는 조금씩 진전될 것이다. 지역주민 모두가 보고 있다. 보지 않을것 같으면서도 트인 눈과 귀, 입으로 한사람 한사람의 주장과 대응을 다 보고 듣고 말하는게 민초들이다. 주민과 표가 두렵다면 더이상 소모적인 감정싸움으로 신성한 민주주의의 공론장을 훼손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어느 편을 들고 싶지도 않고 집행부와 의회 모두에게 드리는 당부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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