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秋夜逢金兄草史1)(추야봉김형초사)
가을 밤에 김형 초사를 만나다
風凉露白月明時(풍량노백월명시)
邂逅相逢就睡遲(해후상봉취수지)
經歷人心深淺水(경력인심심천수)
紛2)世事死生碁(분운세사사생기)
窓昏績火開宵目(창혼적화개소목)
酒熟村翁敍氣3)眉(주숙촌옹서기미)
從古林間多慷慨(종고임간다강개)
長歌短4)抱前期5)(장가단공포전기)
바람은 서늘하고 이슬은 하얗게 내려 달빛 밝을 때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만나니 잠자리가 더뎌진다.
인심은 깊고 얕은 물을 지나는 것 같고
어지러운 세상사는 죽고 사는 장기판이로구나.
창이 어둑하니 길쌈 등불에 눈을 가늘게 뜨고
술이 익어감에 촌로의 정기는 눈썹에 어려 있네.
예로부터 숲속에 강개한 마음 품은 이 많았으니
긴 노래 짧은 시로 마음 속 품은 예전 기약을 나누었네.
73. 又 또
貧富榮窮各一時(빈부영궁각일시)
從吾所好不愁遲(종오소호불수지)
山妻6)惜老將酬酒(산처석로장수주)
隣友倫閒每鬪碁(인우윤한매투기)
莫使是非相到耳(막사시비상도이)
足令談笑共擡眉(족령담소공대미)
願言國祚終無欠(원언국조종무흠)
於萬斯年永久期(오만사년영구기)
가난과 부유, 영화와 곤궁은 각기 한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를 뿐 늦음을 근심 않네.
아내는 이 늙은이 불쌍하다고 대작(對酌)을 하고
이웃의 벗과는 바둑을 두며 한가로이 즐기네.
시비(是非)하는 소리 들리지 않도록
흔연히 서로 웃고 이야기하며 얼굴을 편다네.
원컨대, 국운(國運)은 끝내 부족함이 없기를
아! 몇 천만 년 흐르도록 영원하기를 기약하노라.
<산남의진유사(山南義陣遺史)29p> 동엄 정환직 선생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