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정말로 스스로 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입니까? 그 복도 이미 운명적으로 타고 난 것이 아닐까요? 인도의 파사닉왕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선광공주라고 하는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왕은 그 딸을 그야말로 금지옥엽으로 아끼고 귀여워 했습니다. 어느 날 왕이 공주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너는 왕의 가문에 태어난 덕에 능라주단으로 만든 옷을 입고 산해진미를 먹으며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리고 있으니 마땅히 부왕의 음덕에 감사해야 한다.” 그러나 공주는 불법을 배웠기 때문에 죄와 복은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는 것이라는 도리를 알고 있었기에 국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바마마! 복덕이라는 것은 자기가 심은 것이지 남이 베풀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금생에 공주의 신분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 아바마마께 감사드리기는 하지만 그러나 일체의 복덕은 저 자신의 과거 생에 지은 것입니다.” 이 말을 듣자 파사왕은 딸이 불효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습니다. “그래! 그럼 내가 비단 옷과 기름진 음식을 주지 않는다면 네가 어떻게 그것들을 입고 먹을 수 있단 말이냐? 네 스스로 복이 많다고 인정하니 대체 네 복이 얼마나 많은지 좀 보자꾸나!” 이렇게 말하고 왕은 신하를 불러 나라 안에서 가장 가난한 거지 청년을 찾아 오라고 해서 공주의 배필로 삼게 했습니다. 그러나 공주는 조금도 원망하지 않고 훌훌 비단 옷을 벗고 낡은 옷으로 갈아 입은 뒤 거지 청년과 결혼하여 살았습니다. 어느 날 공주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아직 젊고 용모도 수려한데 어떻게 해서 거지가 되었나요?” “나도 원래는 지체있는 벼슬아치 집안의 자제였소. 그러나 전쟁통에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가세가 기운데다 생계를 꾸려갈 아무 기술도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빌어먹게 된 것이오.” “부모님이 남겨 주신 것이 아무것도 없나요?” “남겨 주신 것이라고는 비도 피할 수 없이 낡아빠진 집 한 채 뿐이오. 고향에 있는데 너무나 낡고 쓰러져 가는 집이라 사용하지 않고 있소.” “무너진 집이라도 우리 집이 있는데 이렇게 타향에서 돌아다니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없지요. 고향집으로 돌아가 낡은 집을 수리하고 살도록 합시다. 힘을 합쳐 땅을 일구고 채소를 심으면 이렇게 구걸하며 사는 것보다는 훨씬 좋지 않겠어요?” 그리하여 거지 부부는 고향으로 내려가 땅을 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그들 두 사람이 채소를 심기 위해 땅을 파내려 가고 있는데 딱딱한 석판 같은 것이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파내고 보니 놀랍게도 그 밑에 수많은 금은보화가 감춰져 있었습니다. 남편의 조상이 전쟁을 피해 땅 속에 숨겨 놓았던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거지 부부는 금새 가세를 일으켜 그 지방에서 으뜸가는 부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소식은 곧바로 파사닉왕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때서야 왕도 모든 복은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는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경전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현세의 복은 조상들이 쌓으신 것이니 아끼지 않으면 안된다. 미래의 복은 자손이 받게 되니 부지런히 심지 않으면 안된다. 현세의 복은 마치 등에 불을 붙이는 것 같아서 점점 타 들어 가지만 미래의 복은 기름을 붓는 것과 같아서 부을 수록 오래 탄다.” 흔히 운명에 관하여 말할 때 사람은 일생에 운이 세 번 든다고 합니다. 도대체 운은 언제 드는 것입니까?  운은 인연따라 드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인연따라 오고가는 법인데,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 운이 들었는지 모르고 지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일이 계속 성공을 거두기 시작할 때가 운이 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운이라고 하는 것이 복이겠지요. 복은 밀려오고 밀려다닙니다. 즉 밀려올 인연이 닿으면 계속 밀려오고 인연이 구족되어 있지않으면 갑자기 오던 복도 달아나고 맙니다.                     (계속)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2 05:08:20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