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重陽1)草史又到先題四韻故因授和呈
(중양초사우도선제사운고인수화정)
중양절에 초사가 또 먼저 사운시를 지어 보냈기에 화답하여 주다.
重陽佳節客重尋2)(중양가절객중심)
先問平安再吐心(선문평안재토심)
四野黃稻3)沈夕照(사야황도침석조)
數霜紅葉畵山林(수상홍엽화산림)
早圖富貴今虛慾(조도부귀금허욕)
終老詩書是好音(종로시서시호음)
如何南北多分手4)(여하남북다분수)
落5)淸談洗我襟(쇄락청담세아금)
중양(重陽)절 좋은 날에 객(客)이 다시 찾아오니
먼저 안부를 묻고 거듭 심정을 토로해본다.
온 들에 누렇게 익은 벼는 황혼에 일렁이고
몇 번 서리 맞은 단풍 든 숲은 그린 듯하구나.
일찍이 부귀를 도모했지만 헛된 욕심임을 알겠고
끝내 늙을수록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이 좋은 소리라네.
어찌하여 남과 북으로 그리도 많은 이별을 했던가?
개운하고 맑은 대화로 내 흉금을 씻었건마는 …
77. 邑李瞳6)甚端正故戱吟以示
(읍리동심단정고희음이시)
읍내 사는 ‘이동’이 심히 단정하여 장난삼아 지어 보이다
賓主7)兼詩好此筵(빈주겸시호차연)
年皆差少兩三年(연개차소양삼년)
風流何必相親後(풍류하필상친후)
情誼8)應存未死前(정의응존미사전)
歲功9)多黍黃濃野(세공다서황농야)
秋氣收雲碧滿天(추기수운벽만천)
愛君居地名區一(애군거지명구일)
明月樓隣二水邊(명월루린이수변)
주인과 손님 시(詩)를 주고받는 이 자리 참으로 좋구나.
나이는 모두 겨우 두세 살 터울
풍류(風流)를 어찌 굳이 서로 친해진 뒤에라야 즐기랴
친한 정(情)은 마땅히 이 몸 죽기 전에나 있는 것
한 해 공들인 농사, 들판엔 누렇게 익은 곡식들 많고
가을 기운은 구름 걷힌 푸른 하늘에 가득하네
사랑하는 그대 사는 곳에 명승지 하나 있으니
명월루(明月樓) 근처 이수(二水) 가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