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시민들이 풍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2016년 1월부터 2020년 말까지 약 5년간에 걸쳐 “재미있는 풍수이야기”를 연재 하였는바 독자들의 재요청에 의하여 또다시 풍수지리 전문가 양삼열(楊三烈)교수의 글을 연재한다.  이 글을 통해 올바로 정립된 풍수학문의 전달과 풍수인식에 대한 잘못된 사고 등 풍수전반에 관한 유익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함으로서 애독자 여러분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북 남원시 대강면 풍산리 산촌마을에 가면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청백리 황희정승의 조부 황균비(黃均庇)의 묘소가 있다. 이 묘소의 음덕으로 황희정승이 태어나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황균비가 묻힌 이곳은 황희 정승의 아버지인 황군서가 어려움에 처한 나옹 선사를 구해주고 그 보답으로 얻은 명당이라고 한다. 장수황씨 문중에서는 시조 2세인 황균비의 묘와 고려 말 고승인 나옹선사의 비화를 굳게 믿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무학대사의 스승인 나옹 선사가 전국을 유람하다가 남원의 오부자 댁에 오랫동안 머물게 되었다. 오부자는 자신의 신후지지(身後之地)를 잡아 달라며 나옹 선사에게 거금의 시줏돈을 주고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했으며 나옹선사는 그 돈으로 가난한 절에 주어 불사를 하는데 사용해버렸다. 그런데 혈 자리를 찾으러 풍산리 뒷산에 올라갔으나 밖에서는 보이던 용맥이 산에 오르니 보이지 않아 하는 수없이 그냥 내려 왔다는 것이다. 차일피일 날짜는 지나가고 오부자는 돈만 받아가고 혈처를 잡아주지 않는 나옹선사를 다그치면서 심지어 두들겨 패고 망신까지 주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황희정승의 아버지 황군서가 오부자에게 받은 돈을 대신 갚아주고 위기의 곤경으로부터 구해주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그동안 가려져 있던 자리가 훤히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나옹선사는 바로 황군서에게 그 자리를 점지해 주면서 일국의 명제상이 나올 자리이긴 하나 가난한 혈처이므로 반드시 타향으로 나가야 발복 받을 자리이니 명심하라고 일러주었다. 황군서는 바로 아버지 황균비의 묘를 그곳으로 이장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에게 태기가 있자 개성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개성에서 황희정승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황희는 조선태종 때부터 세종대왕 때까지 육판서와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두루 거치면서 얼마나 청렴했으면 그의 사 후에 남은 재산이라곤 세종대왕이 원로들에게 하사한 지팡이 하나뿐이었다고 전한다. 따라서 그 많은 조선의 관리들 중 첫째로 손꼽히는 청백리로 지금까지도 많은 공직자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옛 부터 명당은 원래 임자가 따로 있다고 했던가 이곳이 바로 기러기(or 고니)가 울면서 바람을 해치고 멀리 날아간다는 명홍조풍형(鳴鴻遭風形)혹은 홍곡단풍혈(鴻鵠斷風穴)의 명당으로 유명한 곳이다. 밑에서 혈장과 주변의 산세를 보면 마치 기러기(고니)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모습과 같다. 혈장주변의 사신사는 북현무와 좌청룡 우백호 모두가 잘 짜여 져 있으나 앞쪽 안산과는 거리감이 있어 혈전의 명당수가 바로 빠져나가는 흠결도 있다. 풍수에서는 물을 곧 재물로 보기에 황희정승의 빈곤함이 곧 이와 연관이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주산으로부터 혈장까지 이어지는 용세가 지현굴곡을 하니 마치 구슬을 꿴 것 같다하여 그들의 족보에는 귀주형(貴珠形) 명당이라 하고 묘소의 좌향은 을좌신향(乙坐辛向)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현재는 손좌건향(巽坐乾向)이 아닌가 할 정도로 약간 틀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