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又(우) 또
人之生死本由天(인지생사본유천)
何必區區看後前(하필구구간후전)
歲月迅於歸海水(세월신어귀해수)
功名遠似隔林烟(공명원사격림연)
縱然壯志藏胸裡(종연장지장흉리)
其奈飛霜到鬢邊1)(기내비상도빈변)
遺臭遺芳2)那足說(유취유방나족설)
不如歸臥3)送殘年4)(불여귀와송잔년)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본디 하늘에 달렸으니
어찌 꼭 구구하게 전후 일을 살피겠는가?
세월은 바닷물로 달려가는 것보다 빠르고
공명은 저 멀리 숲 안개와 같은 것이라네
비록 장한 뜻 가슴 속에 품었더라도
아마도 귀밑머리에 흩뿌린 서리를 어찌할까나?
오명(汚名)이며 방명(芳名)이야 말할 게 뭐 있으리?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는 것만 못하리라
83. 述懷(술회) 속마음을 풀어내다
强欲吟詩罷遠愁(강욕음시파원수)
白雲流水共悠悠(백운유수공유유)
迷茫野色牛穿去(미망야색우천거)
薄厚林容鳥自求(박후림용조자구)
何處深山多隱類(하처심산다은류)
一場名利少朋5)(일장명리소붕주)
明君憂世招賢相6)(명군우세초현상)
昨日筵前會議收(작일연전회의수)
억지로 시를 읊고자 하니 깊은 시름 그치고
흰 구름 흘러가는 물은 함께 아득하기만 하구나
희미한 들빛 속으로 소는 사라져 가고
옅고 짙은 숲속으로 새는 스스로 구하러 다니네
깊은 산 속 어느 곳에 은자(隱者)들 많을꼬?
한바탕의 명예와 이로움은 벗들보다 하찮다네
훌륭한 임금이 세상 걱정에 어진 재상을 부르고
어제 경연(經筵) 전에서는 의견 수렴(收斂)하셨다지
84. 妾恨長(첩한장) 첩의 한은 길기도 하네
思君欲得夢中逢(사군욕득몽중봉)
紅日7)東窓起自(홍일동창기자용)
衰質便同敗柳8)(쇠질편동오패류)
形還似老枯松(구형환사노고송)
雙行恨淚頻沾面(쌍행한루빈첨면)
萬緖悲懷藏在胸(만서비회장재흉)
莫道人間多別恨(막도인간다별한)
丹心已誓死生從(단심이서사생종)
동창(東窓)에 붉은 해 이르도록 게으름을 피웠네
쇠잔한 몸 시들고 몹쓸 버들 같고
여윈 몸은 도리어 늙고 마른 솔과 같구나
한스러운 두 줄기 눈물은 자주 뺨을 적시나
온갖 슬픈 생각을 가슴 속에 감추네
인간 세상 이별의 한(恨)이 많다고 말하지 말아라
일편단심 죽음으로 따르기를 이미 맹세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