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너무 바쁘다. 일상에 휘둘려 살다보니 하루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돌아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현재 내 모습이 그러하다. 현대사회는 바쁘게 움직여서 그 결과물을 많이 가져오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 한다. 그 결과가 금전을 벌어들이는 것이라는 전제가 붙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소위 돈 안 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허비(虛費)라고 말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또한 사람 사는 세상이다. 요즘같이 몹시 더운 여름날에 나무그늘에 앉아 부채를 일렁이며 사색의 시간을 가진다면 어떨까? 오늘 하루, 지난 일주일, 한 달은 무얼 하며 보냈는지 곱씹어보는 것은 어떨까? 동엄선생의 시를 감상하다보면 드는 생각이다. 나는 나라를 걱정하며 떠도는 무정객(無情客)도 아니잖은가. 그저 일상에 함몰되어 있을 뿐이다. 나에게도 저 앞산을 바라보고 새소리 들으며 잠시 마음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고 듣는 것 말고 눈감은 채 감회에 젖어보는 것도 괜찮으려니 싶다. 깊은 사유(思惟)는 많은 것을 만드는 원천이 된다. 순간적이고 충동적인 생각으로 처리하는 일보다는 실수도 적을 것이다. 오늘은 짬을 내어 어제 건물 수리 중에 옮겨놓은 새둥지 새끼들을 어미가 제대로 찾아와 보살피고 있는지 살펴보아야겠다.     87. 寓意1)(우의) 문득 마음 가는 대로 世人見正士(세인견정사)  與虎一相2)似(여호일상사)  生而欲殺之(생이욕살지)  死後皮云美(사후피운미)  세상 사람들은 바른 선비를 보고 호랑이와 더불어 일상[좌찬성]과 같다고 한다. 살아서는 그를 해치려 하다가 죽은 후에야 가죽이 아름답다 말하지.     88. 覽物感懷(남물감회)       풍물을 보고 지난 일을 더듬어 일어나는 회포 落日雙飛燕(낙일쌍비연)  將雛歸舊巢(장추귀구소)  嗟我無情客(차아무정객)  應多隣里嘲(응다인리조)  해 질녘에 짝지어 나는 제비 새끼 있는 옛 둥지로 돌아가려 하는구나. 아! 나는 무정한 나그네라 응당 많은 이웃들의 조롱을 받겠지.    <산남의진유사(山南義陣遺史)32p > 동엄 정환직 선생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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