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판하게 된 법문집은 지난 1년간 법상에서 설법한 내용 중에 몇 가지를 간추린 것입니다. 열심히 법문을 듣고, 기도를 하는 불자들을 만날 때마다 뜨거운 구도의 열정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함께 밭을 가는 농부 같은 마음으로 설법의 내용을 분류하여 편집해 보았습니다. 구도의 길에서 행복의 밭을 가는 모든 분들께 감로의 법비가 내려지고 불은(佛恩)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하오며, 법문을 엽니다. 보현사 도량에서 석해공 합장 (지난호에 이어) 왕위에 오른 혜등은 곧바로 그가 태어났을 때 발견된 여러 가지 복장숨겨진 보물들을 사문이나 바라문, 가난한 노인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다. 이를 본 제석천은 왕의 마음을 시험해 보고자 몇 사람의 남자로 변신하여 나타나 “혜등 왕은 우리들에게 열 가지 악을 행하도록 가르쳤다.”하는 소문을 냈다. 대신들은 이 소문을 듣고 왕에게 말했다. 왕은 “나는 열 가지 악을 행하라고 가르친 게 아니다. 열 가지 선을 행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는가? 만일 아직도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코끼리를 타고 온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열 가지 선을 행하고 열 가지 악을 행하지 않도록 교화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스스로 코끼리를 타고 왕궁을 나섰다. 얼마 후에 길에서 왕과 대신은 제석천이 변신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저 남자가 열 가지 악을 행하라고 왕이 가르쳤다는 사람입니다.” 대신이 알려주자 왕은 그에게 다가갔다. “혜등 왕이 당신에게 열 가지 악을 행하라고 가르쳤느냐?” 그러자 그는 서슴없이 “가르쳤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왕은 다시 물었다. “그럼 당신은 열 가지 선을 행할 수는 없는가?” “못할 것은 없습니다. 다만 보살의 피와 생고기를 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 왕은 그 자리에서 칼을 꺼내더니 자신의 허벅지 살점을 떼어 접시에 담아 그에게 주면서 이렇게 부탁했다. “이 고기와 피를 먹고 앞으로는 열 가지 선을 행하도록 하여라.” 그 남자는 왕의 위덕에 감탄하여 다시 제석천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제석천이 하늘의 감로(甘露)를 왕의 상처에 뿌리자 상처는 곧 아물었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다 하시고는 “빙사 왕이여, 그때의 이익중생 왕은 정반왕의 전신(前身)이요, 왕비는 마야부인의 전신이고, 혜등 왕은 바로 내 전신이다. 전세에 이 인도 사람들에게 열 가지 선을 행하도록 한 인연으로 지금 발바닥에 천륜폭상을 갖추어 삼천대천세계를 빛나게 하는 것이다.” 하셨습니다. 불교 설화에 보면 제석천(天)이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합니다. 제석천은 인도의 오래된 신들 가운데 왕입니다. 즉 신들의 제왕이라는 뜻으로 제석천이라 불리고 있는데, 이 신들은 오래전부터 인도인들의 정신적 지주였으며, 인도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제석천은 나중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불교에 귀의했지만 해탈하지 못하고 윤회의 전생에서만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혜등 왕이 말한 열 가지 선이 무엇이며, 제석천이 말한 열 가지 악이 무엇인가? 다 알고 있는 얘기이지만 보편적으로 선과 악을 말하자면, 인간이 살아가면서 인륜질서를 지키며 복덕을 쌓아가는 것은 선(善)이고, 인륜질서를 파괴하는 것은 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과 악은 신심(身)·구사(口四)·의삼(三)이라는 구체적인 행동과 언어표현, 정신적 의지의 활동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신삼(三) 즉 신체적 행위로써 악행과 악업에 속하는 세 가지는 살생과 도둑질, 사음이 이에 속합니다. 사람이나 동식물 등 함부로 생명을 끊는 것이 살생이고, 주지 않은 것을 갖는 것이 도둑질입니다. 도둑질은 불여취(不與)라고도 합니다. 사음은 자기의 처나 남편이 아닌 사람을 탐내는 것을 말합니다. 구사(口四) 즉 입으로 짓는 네 가지 악업은 망어(語), 기어(語), 악구(惡口), 양설(兩舌)입니다. 타인을 속이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망어이고, 겉과 속이 다른 교묘하게 꾸민 말이 기어입니다. 기어는 잡예어(雜穢語)라고도 합니다. 악구는 남을 욕하는 것, 양설은 문자 그대로 궤변을말합니다. 사실 농담을 잘하는 사람은 사람과 사람간의 어색함을 줄이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지만 남을 험담하기 위한 농담은 좋은 행위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농담을 하더라도 남을 욕하고, 남에게 이간질하고, 교묘하게 남의 마음을 들쑤시기 위해서 하는 것은 삼가고, 어색하고 경직된 분위기를 활기 있고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하는 농담이 정말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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