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라고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고 그 영향을 받은 세대다. 그런데 국민교육헌장은 정권에 순순히 복종하는, ‘의무를 다하는 인간’을 양성하기 위한 박정희 정권의 이념교육이라 하여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 네이버 창에는 ‘교육은 나라의 융성을 앞세우기 위해 개인의 발전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발전을 기반으로 사회와의 관계를 생각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건데, 국민교육헌장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요구되는 인간이나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요구하는 인간보다 국가에 복종하는 전체주의 인간의 모습을 앞세우고 있다.’라고 평가하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나는 국민교육헌장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그 시절에 참으로 적절한 내용이라고 말한다. 시대적 상황을 도외시하고는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 현재의 시점에 선 시각으로 지난 역사를 평가하려 하니, 세계에서 가장 못살던 나라를 경제강국으로 만들었던 40년 역사가 반민주주의의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 시대는 명예와 체면이고 모두 무시한 지극히 몰상식한 개인 성공주의 사회가 되고 말았다. 아직도 여전히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때’인데도 말이다. 동엄선생은 시를 통해 세상사를 벗어나고자 하는 뜻을 누누이 읊으면서도 정작 나라의 위기에는 나이를 생각지 않고 그 몸과 마음을 바쳤으니 행간을 통해 그 의미를 곱씹을 일이다. 91. 秋夜獨坐(추야독좌) 가을밤에 홀로 앉아壯志初期死報君(장지초기사보군)伊來還作負山蚊1)(이래환작부산문) 險夷2)無變誠難見(험이무변성난견) 終始如常亦未聞(종시여상역미문) 天意何多飜覆雨3)(천의하다번복우) 世情虛逐往來雲(세정허축왕래운) 羈窓驚覺歸鄕夢(기창경각귀향몽)時有隣兒誦古文(시유린아송고문) 장한 뜻 처음부터 죽음으로 임금을 보필하려 기약했더니이제는 도리어 모기가 산을 짊어진 꼴이 되었구나.위험하고 순조로움이 변함없기는 정말 보기 어렵고시종일관 그대로라는 것 또한 들어보지 못했다네.하늘은 어찌 이리도 비를 번복하는 일이 많으며세상인심은 헛되이 오가는 구름을 쫓기만 하는가.여관 객창에서 고향 가는 꿈을 꾸다 놀라 깨니때마침 이웃집 아이가 옛글 읊는 소리 들리네. 92. 西郊夜歸路上口占4)(서교야귀노상구점) 밤에 서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입으로 짓다 夜色浸浸寒樹生(야색침침한수생) 携信足步長程(휴공신족보장정) 遠村暮杵三聲斷(원촌모저삼성단) 隔水孤燈一点明(격수고등일점명) 大道如天眞可喜(대도여천진가희) 高峰吐月若舍情(고봉토월약사정) 我將歸隱江南屋(아장귀은강남옥) 忘却塵間欲與榮(망각진간욕여영) 밤빛이 잎 떨어진 나무에 차츰 스며들건마는지팡이 짚으니 족히 먼 길을 걸을 만하네.먼데 마을에서 해 질 녘 절구질 소리 들리다 말고강 건너 외로운 등불 하나만 깜박이네.큰길은 하늘같아서 참으로 기쁜데높은 봉우리에서 정(情)을 버리듯 달을 토해내네. 내 장차 강남 집에 돌아가 숨어서풍진 세상 영욕을 다 잊으리라. <산남의진유사(山南義陣遺史)32p > 동엄 정환직 선생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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