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사회에도 ‘갑질’ 논란이 핫이슈다. 오늘날 갑질은 시민을 넘어 국민감정을 건드릴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해서도 안되지만 만일 했다면 통렬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과가 따라야 한다.
바라건데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나와 마음이 꼭 맞아 서로 협업하며 조직과 과업의 효율을 최고로 올릴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삶을 살면서, 또는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내 마음에 꼭 맞는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나 또한 누구의 마음에 그리 꼭 맞을까. 살다보면 가족끼리도, 또는 오래된 친구 사이에도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불협화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가깝고 편안한 사이라고 해서 모든 생각이 전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간은 계속적으로 변하는 존재라, 한 번 좋았던 사이라고 해서 영원히 좋은 것도 아니다.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하는 직장에서 만난 사이라면 더 그렇다. 어떤 조직이든 나와 잘 맞지않는 사람은 있을 수밖에 없고,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안그러면 더없이 좋겠지만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인 공동체 생활을 하다보면 ‘빌런’같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순진한 사람은 자기편으로 만들고, 양심의 가책 없이 뒷담화를 해대며 ‘사내 정치’에 능한 사람. 그런데 이 사람과 잘 지내지 않으면 결국 언제, 어떤 식으로든 괴롭힘을 당한다. 그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 사람은 특유의 붙임성과 유창한 말발로 자기 세력을 만들어가는데 능하다. 이런 사람과 같이 일하면서 대응해야 하는데 에너지를 쓴다는 게 너무 아깝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심하면 퇴사까지 고민해야 하는데 멘탈이 문제다.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다만 이건 내 인생이고 내 사회생활이기 때문에, 내가 괴롭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딱부러진 나의 태도를 정해야 한다.
맘에 들지 않는 사람,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내 인생에 나타난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지만 그런 사람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통제할 순 없지만, 적어도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 정할 수는 있다.
혹여 더러워서라거나, 상대하는 에너지조차 아깝다고 생각하며 그냥 넘길 요량이라면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때로는 정말 이상한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그럴 때 내 삶과 일이 중요하기에 보통 우리는 어느 정도 참아내는 쪽을 선택한다. 또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 내가 그만두는 선택을 한다.
그만두는 쪽을 택한다면 이런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어디까지 조율해 봤는지, 그리고 퇴사하고 다음 회사에 갔을 때 또 빌런이 나타나면 그때도 퇴사라는 방식을 택할 것인지?”
살다보면 애써 노력해도 잘 안되는 일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생각지도 못한데서 큰 성과를 거두는 일도 있듯이, 별 이유도 없이 억울한 경우를 겪는 수도 있다. 그럴땐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바로잡는 것이 옳다. 그 상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옆 사람의 도움도 구해보고, 조언을 듣다보면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반드시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쪽이 맞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내 마음이 침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사람이 주는 상처에 너무 마음 쓰면서 아파하지 말고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 한다. 누가 나를 비난하고 비판했다고 분노하거나 서운해만 할 일도 아니다. 그럴땐 나를 한번 되돌아보는 반성과 수양의 시간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살다보면 때로는 내가 부족한데도 격려하고 추켜 세워주는 사람도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