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지나면서〔고을의〕지리(地理)와 예문(藝文)이 더하고 덜어짐(增損)12)에 따라〔지리지의 구성과 내용이〕점차 아름답게 되는 것이거늘, 우리나라가 건국한〔이래 지금까지〕지난 역사를 잃어버린 것이 많음을 깊이 징창(懲創)13)하지만,〔그나마〕여러 세대의 자료들을 모아 여지승람(輿地勝覺)14)을 만들어 전국을 하나로 엮은 것은, 옛 기록을 지금 하나로 모아 이것이 하나하나씩 〔쌓인 것이다〕. 〔그래서〕 번갈아 바뀌는(迭遞) 소식(消息)을 〔국가에서 기록하는〕 여지승람(勝覽)이 해마다 기록(年記)하고 달마다 기록(月錄)하기 어려운 까닭에, 고을들이 각기 지리지(地理誌)를 두고 이들을 합하여 나라의 지리지(地理誌)가 되고 또 이를 모아서 역사가 되는 것이므로, 역사는 수시(隨時)로 그 변천의 과정을 기록(연혁沿革)하는 것이 이를 이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 지리지(地理誌)를 만드는 일을 가히 늦춘단 말인가? 나는 여기에 또 달리 느끼는 바가 있다. 고을이 있어 온 이래 가득가득 일어났다 사라지고 무리무리 왔다가 간 것이 큰 변화(大化)의 흐름 가운데서 그 수효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하지만, 어둑어둑하게 몇편(數編)의 위로 들어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었겠는가? 사람이 착한 일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차피 영원히 살 수는 없는 법, 그저 이 세상에 의탁하여 여기에 이름과 성씨 몇 자를 남김으로써 영원함을 도모하는 것뿐임을 이 늙은이가 스스로 일생에서 슬퍼하는 것이니, 이후 우리 고을 사람들이 지난날을 말함으로써 착한 일을 하도록 권하고자 할 뿐이다. [갑술년16) 중양절17)에 오천(烏川)18) 정연세(鄭淵世)가 서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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