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판하게 된 법문집은 지난 1년간 법상에서 설법한 내용 중에 몇 가지를 간추린 것입니다. 열심히 법문을 듣고, 기도를 하는 불자들을 만날 때마다 뜨거운 구도의 열정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함께 밭을 가는 농부 같은 마음으로 설법의 내용을 분류하여 편집해 보았습니다. 구도의 길에서 행복의 밭을 가는 모든 분들께 감로의 법비가 내려지고 불은(佛恩)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하오며, 법문을 엽니다. 보현사 도량에서 석해공 합장     (지난호에 이어) “집안에 무슨 일이 있으신지요?” “아니요,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부처님 은덕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요.” “그런데 왜 그렇게......” “...... 소들이 병들어 죽고 있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파서요. 사람이 병들면 그렇게 생목숨을 죽일 수 있겠어요? 죽이는 것이 살리는 것이라고 말 못하는 짐승들을 죽이고 있는데, 그 원한이 오죽하겠습니까? 제 기도가 그 목숨들을 구하는데 큰 소용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짐승들이 원한이라도 갖지 않았으면 해서 49일간 기도를 올리려고 합니다.” 저는 그 보살님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보살의 눈물이 바로 이런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목숨이 아니어도 불쌍한 마음이 일어 눈물이 나는 것이 바로 자비 심입니다. 그들을 위해 직접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마음으 로라도 위로하고 축원하는 것이 보살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인간 자라와 짐승 자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인도 어느 고을에 자라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자비한 마음이 가득한 사람이라는 뜻이 이름에 담겨 있습니다. 이 사람이 거리를 지나가다가 큰 자라[龜]를 팔려고 서 있는 장사꾼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디서 잡아 온 자라인지 아주 큰 자라가 목에는 밧줄이 매여 있고 뜨거운 햇볕 아래서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 자라를 보자 불쌍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자라 장수에게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자라 장수는 엄청나게 비싼 금액을 불렀습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조그만 집을 팔아도 그 자라를 살 수 있는 돈이 안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 자라는 불쌍한 짐승 자라를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이 갖고 있던 가재도구까지 몽땅 팔아서 그 자라를 샀습니다. 집과 가재도구는 다시 구할 수 있지만 자라의 목숨은 한 번 죽으면 다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간 자라는 짐승 자라를 가까운 강으로 데려가 놓아 주었습니다. 그러자 짐승 자 라가 말했습니다. “제 생명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큰 비가 내릴 것입니다. 비가 오거든 저 나무 위에 올라가 기다리십시오.” 인간 자라는 짐승 자라의 말을 잊고 그 길로 새로 살 집을 마련하기 위 해 일터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얼마 안 있어 큰 비가 쏟아졌습니다. 마을이 다 떠내려갈 정도로 엄청난 홍수였습니다. 그때서야 인간 자 라는 짐승 자라가 한 말이 생각나 큰 나무 위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이윽고 짐승 자라가 나타나더니 자신의 등 위에 타라고 했습니다. 인간 자라는 자라의 등을 타고 탁한 물을 따라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물속에서 어떤 여인이 살려달라고 간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인간 자라는 그녀를 살려주자고 했습니다. 짐승 자라는 쾌히 승낙을 하여 두 사람이 자라 등에 타게 되었습니다. 얼마동안 떠내려가는데 이번에는 예전에 자라를 팔아먹었던 자라 장수가 물속에서 살려달라고 애걸했습니다. 인간 자라는 불쌍한 생각이 들어 자라 장수를 살려주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짐승 자라는 피곤하여 태울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인간 자라는 장수가 불쌍하니 구해주자고 부탁했습니다. 할 수 없이 짐승 자라는 원수였던 그 장수를 등 위에 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가는데 이번에는 나방이 한 떼를 지어 날아 가다가 기진맥진하여 그 등 위에 같이 앉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자라는 아무 말 없이 나방들이 앉는 대로 내버려두었습니다. 이 자라 일행은 얼마 후 비가 오지 않는 육지에 닿았습니다. 처음에 구조를 받은 여인은 그 마을의 부잣집 딸이었습니다. 여인은 목숨을 살려 준 인간 자라에게 금은보화를 주면서 은혜에 보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것을 본 자라 장수는 “본래 이 자라는 내 것이었고, 이 자라 때문에 큰 돈 을 벌었으니 이 돈과 자라는 내게 내놓아야 한다”며 생떼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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