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사탄핵과 관련 “맨 아랫 단계의 하지하책(下之下策)은 문제가 있는지도 몰라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그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하책이 무엇일까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 효율성에 따라 상책과 중책, 하책으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다시 세 가지씩으로 나눠 아홉가지로 구분할 수도 있어요. 제일 좋은 대책은 상책의 상, 그 다음이 상책의 중, 그 다음은 상책의 하로 구분합니다.
문제를 알면서도 외면해 고치지 않는 것이 하책이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한 뒤 예방책을 마련하면 상책, 그리고 처음부터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상지상책(上之上策)이겠지요.
사람에게 있어 일을 추진할 때 완전무결을 지향해야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실수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훌륭한 사람은 그때 바로 겸손한 태도로 문제를 직시하고 바로잡아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한 경계로 삼습니다. 문제를 초기에 바로잡고 이후 예방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상책’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완전무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든 어떤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해결 방법이 중요하지요. 먼저 어디서,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은 문제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해결과정에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사람이 얼켜사는 세상은 날마다 갈등의 연속입니다. 보편적으로 그 사람들이란게 거의 주변 사람, 즉 가족부터 직장동료, 경쟁자까지 매일 다양한 성격의 소유자와 마주하니 그 속에는 자신을 향한 비판과 지적, 심기를 건드리는 일에 흔하게 노출됩니다. 이럴 때 현명하고 센스있는 상책의 지혜 발휘가 요구됩니다. 사람이 사실 그런 일을 접하면 대부분 짜증부터 나거나 불쾌하고 기분이 안좋아 집니다. 심지어 감정에 따라서는 그 일 때문에 하루종일 내내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힐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일이란게 상대방이 나를 그렇게 만든건 아닙니다. 원인제공을 자신이 했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상대방은 그저 어떤 신호를 보냈을 뿐인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습관적으로 그렇게 해석하고,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는 지도 모릅니다.
독자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 어떻게 지혜롭게 대응하시겠습니까.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크겠지만 이럴땐 상대방이 전하는 메시지만 받아들이고 내가 해야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부정적 감정을 흘려 보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란걸 압니다. 하지만 세상에 그 어떤 어렵고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 됩니다. 그래서 ‘세월이 약’이라거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나왔는지 모릅니다. 싸움은 싸우지 않는 것이 상지상책이란 말도 있고요. 자칫 부정적인 마음으로 불같이 맞대거리 하면 화를 더 키우는 하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불같은 마음은 자신만이 가진 고정관념일 수도 있거든요.
사람 사이의 일을 해결하려면 무조건 만나 진정어린 의사소통을 해야 합니다. 서로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시간과 장소를 정해 상대방의 대화를 경청하며, 갈등의 원인을 공유하고 간극 좁히기에 집중해 나가다 보면 갈등원인 제거와 잠재적 해결책을 공유할 수가 있어요. 여기에는 작게 지고 크게 이기는 기지도 필요하지요.
그렇게 노력을 지속하다 보면 의외로 쉽게 문제가 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돌이 지속된다면 매우 중대한 위기를 맞을 수 있으니 다른 적절한 방법이 필요하겠지요.
한해의 끝자락인 12월이 왔는데도 우리지역 시청오거리의 볼썽싸나운 아침 풍경은 그대로 입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푸는 것이 상지상책일까요. 우리의 내일을 위해 책임있는 사람들과 시민사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