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은 시정을 추진하는 행정이나 업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정책을 홍보해야 하는 정치인들 중 정보 제공이나 단기 또는 이벤트성 홍보를 해야 할 때 주로 내거는 방법이다. 흔히 거리에 나가면 사거리나 번화가의 횡단보도 옆에는 어김없이 현수막들이 잔뜩 걸려 있다. 행정 홍보나 제품 판매 관련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위해 걸린 것도 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언제나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이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선기간에 사용된 현수막만 1,110톤이라고 한다. 그리고 2023년 1년간 생산된 폐현수막은 5,500톤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재활용된 비중은 약 25%에 못미치고, 나머지 대부분은 소각하거나 매립하고 있다.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취재결과 불법현수막이나 게시기간이 지난 현수막은 쓸모를 찾지 못하면 수거하여 각 읍면동별로 모았다가 어느 정도가 되면 그린환경센터 폐기물 수집장으로 가게된다. 그 곳에서 스티로폼이나 생활폐기물 등과 함께 뒤섞여 다시 지역의 폐기물 소각장으로 가서 끝을 맺는다. 일회용 컵을 줄이려고 다회용 용기를 씻어서 여러번 쓰는 노력에 비하면 현수막은 쉽게 걸었다가 너무 쉽게 버려지는 셈이다.현수막의 원단은 면이나 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주성분이 폴리에스테르 종류의 화학제품이다. 그리고 단일 소재도 아니고 합성섬유라서 매립하더라도 빨리 썩지 않으며, 소각할 경우에는 다이옥신 같은 1급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현수막에 염료가 포함되어 있다면 더 많은 유해물질이 나와 환경오염을 초래한다.폐현수막들은 농촌지역 논이나 밭에서 가끔 보듯이 농작물 보호용 가림막이나 장바구니, 모래주머니, 청소용 마대 등 여러 가지로 사용 가능하기는 하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으로 청소용 마대를 만들어 구입비를 절감한다거나, 공유 우산을 만들어 주민들게 보급하기도 한다.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을 통해 기존의 처리방법을 개선하면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살리기에 동참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이 재활용 방법은 소요 경비 등으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근본적인 답이 될 수가 없다. 사용 자체를 줄이거나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의 전환이 답이다. 현재 사용되는 현수막 방식의 홍보는 기후위기 시대를 역행하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그 대체 방법으로 친환경 생분해 현수막 사용을 권장한다. 또 다회용으로 사용 가능한 LED전광판이나 유리케이스로 만든 게시대를 만들고 종이로 출력된 현수막을 그 안에 게시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결론은 돈문제로 귀결되고 있다.올해 4월에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 얼마나 많은 후보가 나와 얼마나 많은 현수막이 쏟아져 나올지 모른다. 산업의 여러 분야에서 디지털 기반으로 이루어지는데 선거 시스템만이 아날로그 방식이라 안타깝기도 하다. 현수막을 줄이거나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할 싯점이다. 상황인식이 늦으면 더큰 비용을 치르고도 피해가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