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김남일 대형(大兄)이 제20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하는 날입니다. 사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김남일 신임사장은 몇 가지 특기할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1989년 행정고시 33회에 최연소로 합격한 뒤, 공보처와 국무총리실 이력을 제하면 34년 공직생활 전부를 경상북도와 경북도민을 위해 온전히 투신했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특이점입니다. 그는 여느 고위공직자들처럼 일신(一身)을 위해 중앙부처를 넘나들며 ‘공직 철새’의 삶을 영위한 일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언제고 한번 정치 성향을 묻는 제게 그는 말했습니다.“저는 이 당도 저 당도 아닌 경북도당입니다.”그리 ‘한우물 인생’을 산 김남일 사장은 누가 뭐라든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간 경북도민을 특별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그는 유달리 장인(匠人) 노포(老鋪)를 음양으로 잘 챙깁니다. 그는 기록(official, private record)을 대단히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숱한 저서를 기획했고 스스로도 남겼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특이점입니다.2016년 경주부시장 때는 <한우물인생>을, 2017년 경북도 일자리민생본부장 때는 <노포, 사람을 그리다>를 각각 기획하고 출판했습니다. 2014년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때는 지역 노포를 추린 <면서기가 추천하는 단골맛집>을, 2017년에는 노포에 핫플레이스까지 곁들인 <신라왕이 몰래간 맛집>을 각각 기획하고 펴냈습니다. 모두 30~60년간 한 가지 일에 종사한 인물이거나 유지한 공간을 다룬 책들입니다. 그가 옛것만 좋아하느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2021년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시절에는 경북도에 걸쳐 있는 동해안 길이가 537km라는 점에 착안, <동해안 537 카페, 바다를 만나다>라는 트렌디한 책도 펴냈습니다. 이 책 1권이면 경북도에 면해 있는 동해안 카페 핫플 여행이 가능합니다. 그는 지역사회 문화예술인의 네트워킹을 무척 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독도 문제를 정치가 아닌 문화로 접근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환동해본부장으로 재직하기 전 그는 이미 <독도, 대양을 꿈꾸다> <독도 7시 26분> 등을 펴낸 ‘독도전문가’이자 ‘독도지킴이’였습니다. 그는 얼굴은 작지만 허벅지는 무척 굵습니다. 그리고 그의 구두 뒷굽은 늘 닳아 있습니다. 공직자였던 부친 덕으로 공직자의 기본인 현장주의를 철칙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그는 매사 걷고 연구하고 메모합니다. 그는 ‘경북도당’ 당원으로 도민을 위해 월화수목금금금 불철주야 종횡무진합니다.그는 일할 때 일하고 놀 때도 일하는 사람입니다. 1년 고위공무원 연수에 들 때면 미처 기록 못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 특이점입니다. 2016년 연수 때 낳은 <마을, 예술을 이야기하다>는 김남일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사장의 문화정책 골수가 잘 녹아 있습니다. 관광공사 직원들이 김 사장의 의중을 파악하려면 이 책을 부지런히 공부하면 될 것입니다. 이 책이 내륙의 경북 문화정책을 겨냥한 것이라면, 환동해본부장 시절 낸 <동해 인문학을 위하여>는 경북의 해양 문화정책 줏대가 담겨 있습니다.이 두 책을 공부하면 김 사장의 문화정책을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그는 목민관(牧民官)으로서 남북으로 토막난 ‘반도 코리아’가 아니라 그 옛날 거대하게 품고 누렸던 장보고의 ‘대양 꼬레아’를 꿈꿉니다. 그런 나라를, 그런 꿈을 우리 청년들이 갖기를 갈망합니다. 그런 원대한 꿈을 심어주는 것이 공직자의 마땅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독도만큼이나 울릉도를 사랑하고 동해안을 억척스레 사랑합니다.<동해 인문학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동해포구사>(전3권) <미역인문학> 등을 기획하고 펴낸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어서가 아니라 경북도의 백년대계를 내다본 김 사장의 ‘빅 피처’입니다.김남일 사장의 특이점이 비단 세 가지뿐이겠습니까. 그는 전천후(全天候)에 파천황(破天荒)입니다. 그는 행정을 예술로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한 사람입니다.저는 신문사 콘텐츠연구원에서 김남일 사장을 7년간 지켜봤습니다. 그는 매사 고군분투해야 했지만, 그 옆에는 그에 버금가는 실력자가 늘 있었습니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김남일 호(號)는 활활발발 생기(生氣)가 넘칠 것입니다. 그는 또 분투해야겠지만 그에게는 또 걸출한 선수가 붙을 것입니다. 그가 선수를 발탁할 것입니다. 그가 34년간 공직의 파고를 십수 번 넘으면서도 건재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 스스로 단단하지만 그 주변도 단단했기 때문입니다.저는 이제 김 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7년 2월 27일을 기다립니다. 경북인의 한 사람으로, 그를 좋아하는 한 인간으로 그의 성공이 아닌 경북관광의 성공을 빕니다.대형, 건투하십시오. 하여 경북관광의 퍼스트 펭귄이 되십시오!/심보통 2024.3.4.*오늘은 첫째아이 라온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날이라 김남일 사장 취임식 참석은 어렵게 됐다. 김 사장 취임식 함께 가자던 장영훈 기자(동아일보 대구경북본부장)와 일간 셋이서 따로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