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그러나 그도 역시 왕의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왕은 더욱 화가 치밀어 그도 역시 끌고나가 죽여버리라고 했습니다. 이때, 이 일곱 형제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왕을 찾아왔습니다.“대왕이시여, 이 아들만은 살려주십시오. 단 하나 남은 제 막내아들입니다. 제발 이 막내의 목숨만을 살려주십시오.”그러자 왕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섯 형제가 차례로 죽을 때에는 가만있던 노파가 어찌하여 막내아들만은 기를 쓰고 살리려고 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먼저 죽은 여섯 형제도 모두 너의 아들일터인데 어찌하여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막내만 살려달라고 하는 것이냐?”노파가 이렇게 말했습니다.“왕이시여, 먼저 목숨을 잃은 아들들은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을 착실 하게 따르는 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살아있으면서 나쁜 짓을 저지른 적이 없어 언제 죽더라도 마음에 거리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막내아들만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믿음이 깊지 않습니다. 만약 생명에 위태로움을 느끼면 형들과는 다르게 나쁜 마음, 비굴한 마음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렇게 간절하게 구명해주실 것을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범부는 죽음의 공포를 느끼면 목숨에 애착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 아들만은 살려주십시오.”‘왕은 노파의 당당하고도 굳은 의지에 찬 말을 듣고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비록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사람이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티 한 점 없는 것을 보고 느낀 바가 컸던 것입니다. 이에 왕은 참된 가르침을 받아 살아온 청년들을 무고하게 죽인 죄를 참회하고 무덤을 만들어 장사를 지낸 후 공양을 바쳤다고 합니다.목숨이 끊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진실한 의지는 굽히지 않았던 불자의 예화입니다.사람들은 힘들고 어려운 길보다는 쉽고 즐거운 길을 택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얻고 싶은 것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치 그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인양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옳지 않은 방법으로 얻은 것은 그 인생을 충족시켜주지 않습니다.‘출요경’ 방일품에 “삿된 방법을 생각하지 말라. 바른 생각으로 행하지 않으면 비록 재산을 얻더라도 밤낮 근심하고 걱정하며, 몸으로 바로 행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성취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삿된 방법을 생각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비록 어렵고 힘들게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 방법이 진리에 입각한 참삶이라면 결코 인생을 잘못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기도를 할 때면 내가 진리를 바르게 깨우치고 바르게 실천하는 사람이 되도록 마음을 닦아야 합니다. 내가 부처님의 진리대로, 가르침대로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이 곧 평온의 길인 것입니다.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것이란 바로 계를 지키는 삶입니다. 산다라 족의 여섯 청년이 죽음 앞에서도 지켜 낸 것이 바로 살생하지 않는다는 계율이었습니다. 왜 계를 지키는 것이 죽음보다 중요했던 것인가. 그것은 계율이 인생을 참되게 하는 지침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켜도 되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 계라면 아마 종교가 존재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계를 지키며 사는 것이 참되게 살고자 하는 노력이기 때문에 죽음보다 중요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여섯 청년의 어머니였던 노파도 평소에 계율을 잘 지키며 살았던 아들이 죽임을 당할 때는 의외로 당당했습니다. 왜냐하면 죽는 순간까지 참되게 살고자했던 아들의 뜻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이제는 자식들에게 약삭빠르게 출세하는 인생을 가르치지 말고, 좀 더디고 어렵고 고달프더라도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참 인생을 사는 것이 바른 것이라는 것을 꼭 가르치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생활 뒤에서 똥도 쳐주고, 쓰레기도 치워주고, 지게로 물건을 날라주는 사람도 있어 이 세상이 굴러가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틈틈이 가르쳐주고, 자신도 그런 삶 속에서 참되게 사는 것이 불자의 자존심이라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 다. 그리고 그 불자의 자존심을 목숨과도 바꾸지 않는 불자가 되셨으면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