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샛노란 수선화가 피었 다. 나는 수선화를 보면 내 첫 시집 <문인송 가는 길> 69쪽에 수록된 ‘사 랑’이 떠오른다. 수선화를 사랑의 매 개로 노래한 브라더스 포(Brothers Four)의 ‘세븐 대포딜스(Seven Daffodils)’와 닮았기도 하고 전혀 다 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브라더스 포 의 ‘세븐 대포딜스’는 전형적인 남성 의 구애다. 한편 내가 낳은 ‘사랑’은 여성의 구애다. 달라진 시대 상황을 반영한 여성 주도 사랑을 상징화한 것이 ‘사랑’이다.빗밑 가벼운 새들 노래하는 황계서 실의 아침,종만네 형 거름짜리에 뿌리 박고 선 대추나무 군과우리집 담벼락에 기대서 구애의 손 뻗친 자귀나무 양이사랑의 세레나데를 간밤부터 여적 부르고 있어요새색시 같이 고운 자귀나무 양이 분홍 핀 볼그레 꽂고,무뚝뚝한 김천 총각 대추나무 군 곁으로, 곁으로 심쿵 심쿵 다가갔지 뭐예요아, 모른 척 양의 손잡은 군, 골목 길 아치모양 그늘은 실은 실은 있잖 아요, 사랑이에요빗밑 가벼운 새들 노래하는 황계서 실의 이 아침,콩닥콩닥 사랑이 사랑이 도르르 굴 러 내게 안겨요./<문인송 가는 길> ‘사랑’ 전문 브라더스 포의 ‘세븐 대포딜스’는 한 편의 서정시가 노랫말로 바뀐 경우라 해도 손색이 없다. 노랫말이 아주 유 려하다. 음색은 잔잔하고 아름답다. 노 래를 들으면 이른 아침 커피 한잔 들 고 아지랑이 피는 강가에 서 있는 기 분이 든다. 여든 노인의 회고 같다. 미 소가 절로 지어진다. 우리말 가사를 음미하자니 결혼 때가 생각난다.I may not have mansion,나에겐 커다란 저택도I haven’t any land한평의 땅도 없고Not even a paper dollar구겨진 1달러 지폐조차to crinkle in my hands내 손엔 없을지 모릅니다 But I can show you morning 하지만 당신에게on a thousand hills천개의 언덕 위 아침을 보여주고 And kiss you
키스하며and give you seven daffodils 수선화 일곱송이를 드릴 수는 있답 니다.I do not have a fortune당신에게 아름다운 것들을 사줄 to buy you pretty things많은 돈은 없습니다.But I can weave you moonbeams 하지만 달빛으로for necklaces and rings목걸이와 반지를 엮어드리고 And I can show you morning 천개의 언덕 위 아침을 on a thousand hills보여주며 And kiss you 키스하고and give you seven daffodils 수선화 일곱송이는 드릴 수 있답니다.Oh, seven golden daffodils, 아! 일곱송이의 황금빛 수선화가 all shining in the sun태양 아래 밝게 빛나고To light our way to evening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돌아가는 when our day is done우리의 길을 밝혀주지요And I will give you music내가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은 and a crust of bread노래와 빵 부스러기와 And a pillow of piny boughs 당신의 머리를 쉬게 할 to rest your head소나무 가지로 만든 베개뿐이랍니다. A pillow of piny boughs당신의 머리를 쉬게 할 to rest your head소나무 가지로 만든 베개뿐이에요 *on a thousand hills(천개의 언덕 위): 성경 시편 50편 10절에 나오는 구절. 온 세상의 언덕으로 이해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