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의연하고 굳은 수행, 그것이 바로 참다운 내 삶을 용기 있게 끌고 나갈 수 있으며, 좋은 사람을 만나는 안목을 길러 좋은 인연을 통해 선업을 지어갈 수 있게 합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내면을 수행을 통해 채우고, 인의 내면을 보는 힘을 길러 지혜롭게 살도록 합시다.함께 만들어 가는 세상얼마 전 신문에서 최초의 여성 우주 왕복선 선장이 탄생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콜롬비아 호에 여성 선장이 4명의 승무원과 함께 우주비행에 나섰습니다. 이 기사를 읽고 우주 시대를 만들어가는 것도 여성과 남성에 구별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고 절반은 남성이니, 그 절반과 절반이 어우러져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말인지도 모릅니다.그러나 우리의 인습과 고정관념에는 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은 남성이고, 여성은 그저 남성을 돕는 존재에 불과한 것으로 묶여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고정관념과 인습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가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고 있습니다.얼마 전에 박세리 골프선수가 또 한 번 우승의 신화를 창조해 뉴스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박세리 선수 때문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말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박세리를 선수로 키운 그녀의 아버지가 한 말 중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이제는 세리가 내 딸이라는 생각이 없어요. 그야말로 한국의 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아비라고 해서 지금도 세리를 내 딸이라고 주장했다간 누군가에게 맞아 죽을지도 몰라요. 세리는 이제 내 딸이 아니라 한국의 딸이기 때문입니다.”그 아버지에게 있어서 이제 세리는 열 아들 부럽지 않은 자신만의 딸이 아니라 골프계의 역사를 바꾸고 있는 인물인 것입니다.이처럼 지금 세상은 남녀를 분별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남자는 어떠니까 어떻게 돼야 하고, 여자는 어떠니까 무엇만 하면 되는 시대가 아닙니다. 불자들 가운데도 딸만 두신 분, 아들딸을 고루 두신 분, 아들만 있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딸은 공부하지 않아도 되고 아들은 되도록 끝까지 공부해야 한다고 차별하는 가정이 있었으나 요즘은 딸도 공부 잘하면 판검사 만들고 싶고, 의사 만들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일 것입니다. 실제로 요즘 세상에는 국가를 위해 세계적인 일들을 하는 자랑스러운 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스스로 남자니 여자니 하는 감정에 휩싸이지 말고 평등한 존재로 보고 딸이든 아들이든 자비로운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부처님께서 어느날 코살라국의 왕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때 마침 왕비 말리카가 딸을 낳았다는 전갈을 받자 왕은 미칠듯이 절망하여 비탄에 잠겼다고 합니다. 이를 보고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오, 왕이여, 동요하지 마라.이 아이는 앞으로 증명할 것이다.그가 사내아이보다 더 뛰어난 자손임을.이 아이는 현명하고 덕망있게 자라남편의 어머니를 존경하는 충실한 아내가 될 것이며, 이 아이의 아들은 장차 선행을 하며, 위대한 왕국을 통치하게 될 것이다.신성한 아내는 참으로 나라의 길잡이 이니라”코살라국의 왕이 딸을 낳았다는 말에 비통해 한 것은 그 당시의 사회 풍습이 여성을 멸시하는 존재로 보았기 때문입니다.부처님은 진리를 깨달으신 분으로서 진리의 가르침만 베푼 것이 아니라 고질적인 고대인도 사회의 카스트 계급 제도를 폐지하고 여성을 노예처럼 취급하는 어리석음을 일깨워주셨습니다.그 당시 브라만이라고 하는 계급은 인도 전체를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여자의 지위를 종이나 재산 따위와 동일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즉 여자는 아무런 권리도 없었고, 의견을 말할 자유도 없었으며, 그저 집안에 갇혀 살면서 남편이나 아버지나 남자 형제들을 시중드는 하녀의 역할만 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