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또한 ‘증일아함경’에 보면 “여래의 처소에서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김씨, 이씨 등의 성은 없어지고 오직 이것을 사문 석가의 아들이라 한다. 왜냐하면 여래중(如來)은 마치 대해(海)와 같기 때문이다”하는 말씀이 있습니다.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자 하는 길에 남녀 구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러 강물이 바다에 모이면 모든 것이 하나가 되듯 불법의 바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님의 진리를 배우고 깨우치고자 하는데 우바이가 다르고, 우바새가 다를 수 없는 것입니다.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느 날 소마 비구니가 성안에서 걸식을 마치고 숲으로 향하자 마왕 파순이 “성인의 경지는 높고 아득해 오르기 어렵거늘 여자의 몸으로는 능히 그곳에 가기가 어려울 것이다”라고 하자 소마 비구니는 마왕의 장난임을 알고 게송으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마음이 삼매에 들어가는데여자의 몸이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누구라도 지혜를 얻게 되면위없는 법을 얻을 수 있느니라.만약 남녀라는 분별심을 한꺼번에 버리지 못하면그것은 곧 악마의 생각이니너희는 마땅히 이것을 알아야 한다.일체의 괴로움을 여의고 일체의 두려움을 버리고모든 애착이 사라짐을 증득하면모든 번뇌가 다하여 열반을 이루리니,파순아, 그대는 나에게 졌음을 알라.”이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나 불법을 공부하고 깨달음을 얻는데 남녀에 차별이 없음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불교를 말할 때 여성 불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역할은 그야말로 절대적입니다. 여성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 가정과 사회를 위해 유익하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이 세상을 불국토로 만드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여성 불자들 스스로가 여성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갖고 있어야 합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아들을 낳은 사람은 여성입니다. 어머니가 여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고 있어야 아들도 평등사상을 갖고 여성과 함께 힘을 모아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남자 들이 여성의 힘과 능력을 모으는 지혜를 갖고 있을 때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부부라는 관계,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 가정과 사회라고 하는 것은 모두 남성과 여성이 함께 이루는 인연관계입니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라는 구별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남자, 여자라는 구별은 소마 비구니의 말대로 마음의 악마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남녀를 구별하지 않는다고 해서 남자가 해야 할 일을 여자가 모두 해야 하고, 여자가 여자의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남녀평등이라는 것은 여성과 남성이 고루 자유와 권리를 갖고 각자의 위치와 역할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믿음을 갖고, 배움을 갖고, 화목을 유지하고, 복을 구하는 일을 하는 일에 남녀 구별이 없다는 것이며, 서로가 공경하면서 가정과 사회를 위해 일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불자들이 남녀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고 이 사회가 남녀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보다 평등하게, 서로가 존중하는 마음으로 흘러 갈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땀의 가치부처님이 계시던 나라는 워낙 무더운 나라여서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특히 한낮에는 아무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무더워 낮잠 자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항상 힘든 일을 참아 견디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만이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그때 석제환인이 발리바루지 아수라와 함께 문안드리고 여쭈었습니다.아수라가 게송으로 말했습니다.“사람이 항상 노력하면소원을 반드시 이룰 것이며법과 진리도 얻게 되어안온하여 쾌락을 얻으리.”그러자 석제환인도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