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가끔 교만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불자가 있습니다. 교만한 마음은 이미 기도할 자세도, 수행할 자세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옛날 코살라 국에 5백 명의 상인들이 5백대의 수레를 몰고 먼 길을 나섰다. 그때 5백 명의 도둑들이 뒤를 따르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천신은 내 물음에 옳게 대답하면 보호해 줄 것이요, 대답하지 못하면 내버려두리라고 생각하고 상인들에게 물었다. ‘누가 잠에서 깬 사람이며, 어떤 사람이 눈을 떴으나 자고 있는가? 그러자 상인 가운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깊이 믿고 따르는 우바새가 있어 그 물음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벗어나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바른 지혜로 마음의 해탈을 얻었나니, 그는 잠에서 깬 사람이고, 나는 눈을 떴으나 잠자는 사람이다. 괴로움이 생기는 원인을 알지 못하여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지 못하면 그는 언제나 잠자는 사람이지만 나는 부처님을 믿고 따르고 있으니 진리에 눈을 뜨고 있노라.’ 천신은 이 게송을 듣고 우바새를 칭찬하고 보호하여 화를 면하게 해주었느니라.”부처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사소한 감정에 이끌려 이기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절에 왔어도 기도가 되지 않는 것이며, 복을 구하고자 하지만 이미 자신에게 갖고 있는 복마저 흘리고 있는 격입니다. 언제나 잠만 자고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무더위에도 우리가 기도를 하고 법문을 듣고 시주를 하는 것은 번뇌에 찌든 자신의 모습을 바꿔보기 위함이요,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요,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보고 듣고 느끼는 감정에 집착하여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요즘 수험생들이 많이 힘들어 할 것입니다. 대학에 가고자 공부하는 학생들도 힘들고, 취직하려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힘들고, 승진하기 위해 공부하는 직장인들도 힘들고, 그러한 수험생들을 조심스레 지켜보면서 뒷바라지 하는 분들도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토록 힘든 과정을 겪어야만 하는 것일까? 바로 그 고통의 과정을 거친 뒤에는 보람 있는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는 동안에는 괴로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괴로움 끝에 만날 수 있는 기쁨도 있습니다.부처님께서 파사익 왕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먼저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것이 넷이 있소. 마니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괴로운 일이나 뒤에는 즐겁고, 기름소(젖소)를 마시는 것은 처음은 괴로우나 뒤에 즐겁고, 쓴 약을 먹는 것도 처음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우며, 가업을 잇는 것과 혼인하는 것은 처음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역시 즐 거운 일이오.”이렇게 왕에게 말씀하시고는 부처님께서는 다시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처음에는 괴로우나 뒤에 기쁜 것이 넷이 있다. 범행(行)을 닦는 일, 경문(經文)을 읽고 외우는 일, 좌선하여 삼매(三昧)를 얻는 일, 그리고 들 이쉬고 내쉬는 숨[出入]을 세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처음에는 괴롭지만 뒤에는 기쁨을 주는 것이니라.”우리가 기도하고, 수행하는 것도 바로 조금 더 즐거운 날을 위해 하는 것이니 이 순간이 괴롭더라도 참고 견디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치 수험 생들이 더위를 잘 극복해야 성적이 오르는 것처럼 불자들도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도해야 늘 여여한 마음을 지닐 수 있습니다.무엇인가 빨리 성취하고 싶다는 성급한 마음도 버리고, ‘나중에 하지’ 하는 게으른 마음도 버리고, 그저 참고 견디는 마음, 자신의 욕심을 버리 는 자세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지금 기도하는 것으로 과연 바라 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는 의심도 버리고,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가 하는 불안도 버리고, 이것일까 저것일까 하는 갈팡질팡하는 마음도 버려야 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불심, 그 불심을 믿고, 스스로 불심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꿋꿋하게 나간다면 반드시 지혜를 얻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속)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1 19:52:49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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