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게으름 없이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마가 낄 새가 없습니다. 놋그릇도 열심히 닦으면 녹이 나지 않듯이, 거울을 매일 닦으면 때가 끼지 않듯이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마가 끼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혹시 불행한 그림자가 오려고 하다가도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웬만한 불행은 비껴가게 되어 있습니다.살림을 지겨워하고, 설거지며 청소며 빨래를 잔뜩 미룰 만큼 미루었다가 하는 사람은 게으르고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물론 살림하는 일 외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일 경우에는 살림을 바로바로 할 수 없어서 미루었다가 할 수도 있지만 특별히 그런 것도 아닌데 미루는 사람은 가족들도 게을러지고, 서로 불평이 나와 화목하지 못하게 됩니다.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 행복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집에서 주부가 열심히 살림을 해주는 것도 어느 면에서는 가족의 행복을 지원하는 일이자, 행복의 샘물을 퍼주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나태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살림이 되었든, 일이 되었든 간에 아무튼 열심히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수행인 것입니다. 집의 살림은 엉망으로 해놓고 절에 와서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청소하면서 지장보살 찾고, 설거지 하면서 관세음보살 찾는 것이 부지런히 사는 일이요, 수행을 잘 하는 것입니다.부처님께서 베살리라는 곳의 마하바나 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였습니다. 베살리는 밧지 연합의 도시로 남쪽은 갠지스 강을 사이에 두고 마가다국에 접해 있으며, 서쪽은 코살라 국의 세력 범위에 잇닿아 있어 2대 왕국 틈새에 끼여 끊임없는 위협을 받고 있었지만 독립을 유지하고 잘 지내던 나라였습니다.어느 날 부처님은 베살리 사람들을 칭찬하며 말씀하셨습니다.“비구들이여, 이곳 사람들은 밤엔 볏짚을 베게로 하여 눕고 아침에는 일찍부터 일어나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가다국의 아자타투 왕은 오래 전부터 이 나라를 침략하고자 노리고 있지만 아무리 해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비구들이여, 앞으로 만약에 그들이 편한 생활에 빠져 부드러운 침상에 누워 깃털베게를 베고 해가 뜰 때까지 자게 된다면 아자타삿투 왕은 이 나라를 침공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그러면서 부처님께서는 수행자들도 베살리 사람들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비구들이여, 지금 그대들도 역시 볏짚을 베고 자며 방일(放逸)하지 않고 힘써 노력하고 있다. 그러므로 악마가 그대들의 마음에 침입하고자 해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는 것이다.그렇지만 비구들이여, 앞으로 만약에 그대들이 나태한 생활에 빠져 부드러운 침대에 누워 깃털베게를 베고 해가 뜰 때까지 잠자게 된다면 악마는 당장 그대들을 침입해 올 것이다.”인생은 풀끝에 맺힌 이슬처럼 매우 허망하고 짧기만 합니다. 덧없는 세상에서 꿈처럼 살다가 이슬처럼 빨리 사라지는 것이 인생인데 그 짧은 인생을 악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만 살다가 간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입니까? 우리가 인생의 무상함을 깨우치되, 무상한 인생을 마에 끼여 고통스럽게, 허무하게 살지 않기 위해서는 오로지 부지런해야 합니다. 즉 불방일(不放逸)해야 하는 것입니다.지금 과수원에서는 사과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사과에는 새콤한 맛도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달콤한 맛이 더 많아야 좋은 사과라 할 것입니다.사람도 단맛이 나는 사람이 좋습니다. 얼굴에 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사람, 말할 때마다 독설을 내뿜는 사람, 행동이 거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항상 미소를 머금고, 다정하게 말을 하며, 조심스럽게 행동을 하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습니다.겉으로 보기에 쓴 맛이 느껴지는 사람은 자신을 거칠게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자꾸 좋은 생각을 통해 마음을 갈고 다듬어 오지 않은 사람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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