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간 개구리는 호다닥 튀어 나와 살지만 천천히 뜨거워지는 물속에 들어간 개구리는 그대로 죽는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즉 점차적이지만 눈에 확 띄거나 피부에 와닿지 않는 환경 변화의 위험성을 말하는 ‘삶은 개구리 증후군’입니다. 우리가 지금 그런 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닌지 한번 썰을 풀어 보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지방소멸을 넘어 국가 소멸을 걱정합니다. 아기를 낳지 않아 출산율이 0.6명대를 기록할거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 옛날 유별난 남녀차별이나 남아선호 사상을 비롯해 전통적 어머니 상인 ‘현모양처’를 금과옥조처럼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녀차별이 거의없고, 여성들도 대부분 취업해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자녀를 출산해 일과 육아를 동시에 수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양질의 일자리는 대부분 수도권 지역과 광주·울산 등 몇몇 대도시에 있으니 이들 지역을 제외하면 나라(전국의 89개 시군구)가 온통 소멸 위험 지역입니다. 대도시는 또 그대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니 젊은이들이 출산은 둘째치고 결혼조차 하지 않으려 합니다. 혼인율이 떨어지면 당연히 출산율도 떨어지겠지요. 거기에 혼인은 하면서도 애를 낳지 않는 딩크족도 있습니다. 혼인율 감소에 출산율 감소가 이대로면 몇 년 안돼 심각한 상황이 분명히 옵니다. 지금 당장 살아가는데 문제 없고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상황인식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삶겨지는 개구리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또하나. 겨울 날씨가 갑자기 여름 날씨로 변하면 어떨 것 같나요.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남극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달 남극 기온이 한때 평년보다 38.5도나 높아졌습니다. 남극 일부 지역의 3월 평균 기온은 영하 50도 정도인데, 올해 3월에는 영하 10도까지 치솟은 거예요. 우리나라로 치면 봄 기온이 50도까지 오른 거랑 같은 겁니다. 지구 역사상 남극 기온이 이만큼 크게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기온이 오르면서 바다를 덮고 있던 거대한 얼음판인 해빙이 몇 년 전부터 빠르게 녹기 시작했고, 앞으로 계속 줄어든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지구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해요. 해빙은 태양 빛을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냉동고’ 역할을 하는데 해빙이 줄면 지구가 더 빨리 뜨거워지겠지요. 또 해빙이 녹아 해수면이 올라가면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길 위험성도 커집니다. 큰일인데 그럼 이런 일은 왜 생길까요. 몇 가지 이유를 보면 먼저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대기 온도가 높아져서 그렇답니다. 바다가 뜨거워지니 빙하가 녹기 시작하겠지요. 다음으로 남극에는 찬 공기가 밖으로 못 나가고 따뜻한 공기도 못 들어오게 하는 ‘극소용돌이’가 있는데, 1999년부터 극소용돌이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도 “이대로 가다간 다 죽는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당장 오늘 괜찮다고, 나 하나 사는 동안은 별일 없을거라며 될대로 되라는 인식은 지구의 종말을 서둘러 부를 뿐입니다.사실은 1992년에 전 세계 약 200개 나라가 ‘유엔기후변화협약’이라는 기구를 만들었고, 2015년 파리협정에서는 “지구 온도가 더 이상 오르지 않게 다 같이 탄소 배출 줄이자!”고 약속을 했지만 주요 20개 국가(G20) 중 약속대로 탄소 배출을 줄인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답니다.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며 기후위기 지표들은 매번 역대 최악의 수치를 기록합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나라와 기업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인적 차원의 실천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편리함에 취해 일회용품을 함부로 쓰거나,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상황 인식을 제대로 못하거나 해결책이 늦을 때, 또는 실천이 늦는다면 우리는 천천히 끓는 물속의 개구리 신세가 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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