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지난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오는 18일 전국의 의사가 총파업(집단휴진)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 교수에 이어 ‘동네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들도 이번에 의사 증원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한 겁니다.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집단이기주의이자, 국민 불편과 환자들의 건강은 아랑곳 않겠다는 무책임한 자세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언제까지 국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이런 무모한 상황극을 벌이는지 두렵기까지 합니다.의사협회는 지난 4~7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정부 투쟁에 관한 찬반 투표 결과, 응답자의 73.5%가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습니다. 총 유효 투표 인원 11만1861명 중 63.3%에 이르는 7만800명이 투표에 참여해, 그동안 의사협회가 벌인 집단행동 찬반 투표 참가율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정부 의료농단을 저지하기 위해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6만4139명(90.6%)이 지지했습니다. 또 ‘휴진 포함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는가’라는 물음에 5만2015명(73.5%)이 찬성했고요. 의사협회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어떤 투표보다 압도적인 찬성 결과가 나왔다 소개하며 자랑합니다.이에 따라 오는 18일 동네병원의 개원의를 포함한 전국의 의사들이 병원 문을 닫고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일에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다음 주 월요일인 17일부터 먼저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하고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지금까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집단행동을 계속해온 의대생·전공의들의 외침을 관철할 수 있도록 이제는 의사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의료농단·교육농단을 막아내고 의료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18일 전면 휴진을 통해 전국 의사 14만 회원은 물론 의대생, 학부모 모두가 참여하는 총궐기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정부는 억압적인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용서를 구하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농단 사태를 바로잡을 때까지 총력투쟁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의사협회는 그동안 2000년 의약분업 반대 파업, 2014년 원격의료 반대 파업, 2020년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반대 파업 등 4번째 정부가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료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집단 진료거부라는 카드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은 아무 잘못도 없으면서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의료농단을 벌인 이들이 과연 누구일까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한참 밑도는 의사의 수를 늘리자는 논의가 왜 의료 정상화가 아닌가요. ‘의대 증원 백지화’만 요구하며 한뼘의 양보와 타협도 없이 외곬으로 치달은 게 누구입니까.의사협회는 지금도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며 정부를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확정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라는 주장입니다. ‘의사 불패’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아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에게 어떤 불이익도 있어선 안 된다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요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들은 ‘누구도 우리를 이길 수 없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를 그만 내려놓기 바랄뿐입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의사단체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강경투쟁을 하지말고 대화에 나서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단휴진이 현실화되면 생길 의료공백의 확산도 걱정이 아닐 수 없지요. 주목되는 것은 과연 우리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의사가 거기에 참여할지입니다. 독자여러분과 함께 눈여겨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