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1이 말했다.‘용건만 짧게 말해.’옆에 있었으면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이건 정말이지 염치가 없는 짓거리 아닌가.이 놈에 가당찮은 사업서 때문에 2주간이나 마음을 써야 했고, 눈치를 보아하니 처남 회사 대표는 1,200만원이나 주고 이런 사업에 회원가입할 리는 만무할 사정인 것 같았다.그래도 나는 Y1의 입장을 고려해 최대한 마음을 썼다.그리고 처남으로부터 회원가입을 못하는 회사와 회사 대표 사정과 함께, Y1이 다른 회원 가입 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있어 그걸 전하려고 전화를 넣었던 거다.그런데 Y1의 목적은 회원 유치이고, 나머지는 자기가 알 필요가 없다는 투였다.‘그걸 내가 알아 뭐하냐.’짜증이 확 일었다.‘좋아. 서로 바쁜데 시간 절약되어 좋네.’전화를 끊었다.참고로 Y1은 나보다 나이가 7~8세가 많다. 이 양반은 가만 보면 염치도 없고 눈치도 없는 양반이다.이 일이 있던 날(21일, 일요일) 밤, 그도 알고 나도 아는 K가 대전을 찾았다. 저녁에 막걸리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Y1 이야기가 나왔다.무슨 이야기 끝에 K가 웃으면서 말했다.‘사정이 되면 내가 Y1도 안아야지.’나는 힘주어 말했다.‘그렇게는 하지 마라.’ 물론 K의 말은 공치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나는 Y1과 절연할까 싶다.이 글을 보고도 내게 사과하지 않는다면, 내 기억 속에서 그를 지워버릴 참이다.∎맥빠지게 한- Y2 이야기Y1에 버금가는 이가 Y2라고 나는 생각한다.2년 전, 이맘때였다. Y2가 [글밥]을 자기네 신문에 가져다 실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고료를 챙겨주겠다고 하면서.다들 아시겠지만, [글밥]은 심보통의 브랜드다. 내 브랜드를 고료 몇 푼에 넘기기 싫었지만, Y2에게 고료는 묻지도 않고 ‘그냥 가져다 쓰라’고 했다.자그마한 지역신문 호주머니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때만 해도 나는 회사 월급에, 외부 고료까지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었고, 평소 지역신문에 관심이 많아 조금이라도 일조하고 싶었다.이왕 할 무료봉사, 편집권도 전적으로 Y2에 맡겼다. 그렇게 1년이 가고, 2년이 갔다. 내가 열심히 [글밥]을 지어 나르면 Y2가 그중에서 1꼭지를 골라 일주일에 1번 편집을 해 보내왔다.처음에는 편집자와 호흡이 맞지 않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빼앗겼다. 그게 부담이 됐고 어떨 때는 짜증까지 났다. 원고 앉힌 파일이 오면 띄오맞비(띄어쓰기, 오탈자, 맞춤법, 비문)를 전적으로 내가 봐줘야 했다. 이건 수용할 만한데, 교열을 봐주면 편집자가 한번에 제대로 수정해 오지 못하는 건 문제였다. ‘이런 교정부호도 못 알아보나.’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뱉은 말을 쉽게 물리는 건 도리가 아니라 여겼다. 그렇게 3년째를 맞았다.이제는 편집자와는 죽이 척척 맞는 편이다.그런데 올초부터는 내 사정이 좀 달라졌다. 원고료를 받는 게 좋겠다 싶어 지난주 Y2에게 서신을 보냈다.서신을 확인했는데도 며칠 동안 답이 없었다.‘이건 좀 아닌데.’내가 먼저 전화를 했다. ‘서신을 봤나.’‘먼저 전화를 해야 했는데, 까먹었다. 미안.’‘….’‘어떻게 하면 좋겠나. 우리도 그런 규정이 있는 게 아니어서.’딴엔 고민하고 조심스러워서라고 백번 이해를 하고 싶었지만, 맥락상 그런 생각이 내 머리로는 잘 들지 않았다.결국 내가 먼저 제안했다.‘월 100만원 주면 안 되겠나. 일단 1년만 받고 내 사정이 나아지면 도로 고료를 받지 않겠다.’‘아이고, 우리 형편에 100은 택도 없다.’‘그럼, 얼마나….’‘20만원.’‘마음을 좀 더 써봐라.’‘더 이상은 어렵다. 원고료 들으니 자존심 상하지?’내 두 귀를 의심했다. 이걸 지금 말이라고. 최소 50만원은 줄 것이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Y2는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늘어놓았다.어려운 건 내가 더 어려울 수도 있을 건데. 전화를 끊고 곱씹으며 생각했다.‘이러면 2년 전 고료를 안 받고 시작한 게 패착이군.’‘Y2의 마음씀이 이런 정도라면, 내가 2년 전 나눈 마음씀은 오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인데.’Y2는 내게 20여년 선배가 된다.돈이란 게 참 요물이다 싶으면서도, 후배를 대하는 Y2의 태도와 그의 일 방정식은 40점, 과락을 주고 싶다.참고로 일의 방정식, 일머리, 마음씀 모두 100점짜리 Y3는 다름 아닌 양보석 보석다관 주인장이시다. 3가지 점수에서 0점, 40점짜리는 Y1,2는 참담해서 차마 이름을 못 밝히겠다. Y1,2는 내 이 [글밥]을 보고 곰곰 곱씹어보시기 바란다. 나머지 [글밥] 독자들은 Y3- 양보석 선생님의 처신에서 일의 정석을 바로 배우시기를 바란다.누구든 시간과 돈은 귀하고 아깝다. 그 시간과 돈 속에는 애시당초 누군가의 마음이 들어있음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 끝!/심보통 2024.1.24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1 19:52:52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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