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이렇듯 가정에서 가족 간의 사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그 가정이 지옥이며, 그렇게 가정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그 어떤 이유로도 천당에 오를 수 없습니다.이런 말을 하는 것은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을 헐뜯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자들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족들에게 먼저 보내고, 자비의 마음을 가정에서 먼저 베풀며, 보살행도 가족들에게 먼저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절에 오십시오. 가족에게 정성을 다하고, 가족에게 더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절에 와서 기도를 하고, 설법도 들어야 하는 것이 삶의 순서인 것입니다.요즘은 젊은 부부가 노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별도의 가정을 갖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그러므로 예전보다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이 많이 줄어든 편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가족끼리의 불화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고부간에 서로가 맞서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을 인정 하면서 반성을 한다면 아마 아무 갈등도 불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허물은 모르고, 남의 허물만 탓하다보니 아무것도 아닌 일까지도 고부간의 갈등으로 확대가 되고 있습니다.‘제법집요경’에 보면 “지혜는 뛰어난 광명이요. 어리석음은 지극한 어두움이니 만일에 잘 분별하면 이를 슬기로운 이라 하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즉 서로가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하고 맞서는 것은 그만큼 어리석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 어리석음으로 인해 두 사람은 늘 편치 못하게 살게 되니 그것이 곧 어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마음을 달리 먹는다면 달라져 있습니다. 만약에 나쁜 며느리를 맞은 시어머니라 할지라도 그런 며느리를 얻게 된 것을 자신의 업보로 돌리고, 나쁜 며느리와 잘 사귀는 것을 수행의 과제로 생각한다면 괴로움을 덜 수가 있습니다.어느 날 며느리와 갈등이 심한 노보살님이 찾아와 하소연을 한 적이 며느리가 말을 할 때마다 투덜대고,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아이들에게 짜증을 잘 부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노보살님은 며느리를 볼 때마다 “너는 어찌 된 게 늘 투덜대기만 하냐? 도대체 얼굴 펴고 사람을 대할 수는 없니?” 하고 야단을 쳤다고 합니다. 그러면 며느리는 “옷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고 살아요? 또 말을 곱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어떻게 꾹꾹 참고 좋게 말을 해요? 제가 그렇게 겉 다르고 속 다르게 사는 사람인 줄 아세요? 어머니는 그렇게 사셨어요? 그리고 제가 퉁명스러워도 그냥 놔두세요. 지금 제가 살맛이 나서 사는 줄 아세요? 남들은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간다,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시킨다 하며 살고 있는데 맨날 우리는 먹고 사는 일로 끙끙대고 살다보니 이렇게 된거라고요.” 하며 줄줄줄 짜증스럽게 대답을 하곤 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이 서로 말다툼하는 날이 많아졌고, 결국 노보살님은 며느리와 살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와 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노보살님께 절에서 며칠 동안 아무 생각하지 말고 기도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시라고 하고는 며칠이 지난 뒤에 이런 말을 해 드렸습니다. “보살님, 내 며느리가 계속 불효를 하는 것은 전생에 내가 부모에게 잘못한 업보다. 그때 내가 부모님을 괴롭혀 드렸기 때문에 지금 내가 그 만큼의 고통을 받는 것일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해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당장 며느리와 화해하고 재미있게 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며느리와 함께 살아야 하는데 계속 두 사람이 원수 같은 마음으로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만약 보살님이 며느리와 함께 살지 않는다 하더라도 며느리를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살아야 보살님 마음도 편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먼저 ‘며느리가 저러는 것도 다 내 업보다 라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렇게 마음먹고 며느리를 이해하려고 한다면 아마 며느리가 불효를 하더라도 덜 괴롭고, 덜 슬플 것입니다.”그 노보살님은 제 말을 듣고 느끼신 바가 있으셨는지 며칠 뒤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서너 달이 지났습니다. 다시 오셨더군요. 그런데 아주 표정이 밝아지셨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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