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하늘 올려다본 적 있지요. 오랜 무더위 탓에 정말 가을이 반갑습니다. 요즘 따라 하늘이 유난히 높고 파랗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 소리와 포근한 햇살, 서늘한 바람, 맑은 공기가 어우러져 멀쩡한 사람의 마음을 간지럽히네요이 멋진 가을날에 또 우울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요즘 배춧값이 말 그대로 미쳤어요. 영천공설시장 반찬 전문가게에 가보니 그 전에 5천원어치 보다 조금 더 담아 2만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시내 마트에도 확인해 보니, 배추 한 포기에 무려 1만 6000원이었는데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배춧값은 지난해보다 무려 70% 가까이 올랐어요. 이러 가격 폭등이 겨울 김장철까지 이어질 거라며 김장이 아니라 ‘금장’을 해야 하나라는 말도 나옵니다. 이유가 뭔지 알아 볼까요. 다들 잘 알다시피 요즘 좀 안좋은 상황이 발생하면 이상기후 탓입니다. 농산물이 특히 더 그렇지만 배추값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첫 번째로 기록적인 폭염이 주원인이란 말을 듣습니다. 배추는 18~21도의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채소입니다. 그런데 올여름 강원도 고지대에도 한낮에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져 배추가 잘 자라지 못해 생산량이 확 줄었답니다. 거기다 기록적인 폭우마저 쏟아진 것이 그 다음 이유입니다. 김장용 배추가 주로 공급되는 남부 지방에는 200년에 한 번 내릴만한 기록적인 폭우가 9월에 내렸습니다. 여기 재배하던 배추가 비에 떠내려 갔겠죠. 가까운 분들도 김장배추 씨를 심었드니 묘가 타고 녹아내렸다고 합니다. 심을 때 기온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죠. 당연히 김장배추 작황도 나쁠 것이고 가격도 치솟을 전망입니다.한편에선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말이 나와요.  대책이 뭐 어쨋다는 걸까요. 그동안 정부는 배추 비축분을 창고에 쌓아놓고, 이를 풀면서 가격을 통제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비축분을 푸는 시기와 양 조절에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비축분의 절반을 풀었는데, 크게 올라버린 배춧값을 잡지는 못했기 때문이랍니다. 여기에다 올해 정부가 배추의 적정 재배 면적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어요. 지난해 가격 폭락과 함께 배추를 폐기했던 농가들 중 상당수가 올해는 농사를 짓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배추 재배 면적이 크게 줄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그럼 이제 대책이 나와야 할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중국산 배추를 들여와 지난달 27일부터 도매 시장에 풀기 시작했습니다. 수입 배추가 가공·외식업체 배추 물량을 채워주면, 일반 가정에서 필요한 물량에 여유가 생기고 가격이 내려갈 거라는게 정부의 생각인 듯 합니다.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들여오는 건 2010~2012년, 2022년에 이어 다섯 번째라고 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매번 임시방편만 반복할 게 아니라,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을 해요. 점점 더워지는 여름 기후에 맞도록 스마트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농업시스텝 개편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거지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사과’ 이야기에 이어 이번엔 ‘금배추’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금00’을 만들지 관심입니다. 이처럼 이상기후로 인한 물가 상승이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고 있어요. 기후플레이션‘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은 비단 우리나라만 겪는 현상은 아닙니다.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는 커피 원두·코코아·올리브유·설탕 등의 가격이 가뭄 등의 이유로 크게 오른 적이 있거든요. 뿐만 아닙니다. 툭하면 극강의 가뭄이나 냉해, 폭염, 폭우, 한파 등 기후 탓에 농산물이나 식품 가격이 들썩입니다.이젠 기후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중장기적 측면에서 보고, 특히 농산물의 경우 변하는 기후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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