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 창궐하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전국 곳곳의 소나무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동해안과 연접한 고경면이나 임고, 자양면 지역을 시작으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최근 지역의 발생현황을 보면 2020년 313본, 2021년 686본, 2022년 710본, 2023년 836본, 2024년은 현재까지 377본이 감염되었으며 앞으로 감염목과 피해지역이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영천시는 매년 산림청의 방제지침에 따라 매년 10월에서 이듬해 3월 까지 방제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10월부터 재선충병 일선 단지인 고경면 지역을 우선적으로 방제함과 동시에 연접한 임고, 자양면 지역 등도 내년 3월 까지 방제할 계획이다. 또 매년 1만본 이상 피해 고사목(감염 확인된 소나무 외 기타 고사목 포함)을 제거하고 있으며 올해는 연말까지 약 1만5천본을 방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영천시 전체면적의 약 90%(83,395ha)는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 재선충 방제를 위해 매년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태에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수종전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선충은 0.6~1㎜로 작지만 강력한 번식력을 갖고 있다. 북방수염하늘소, 솔수염하늘소를 매개로 소나무에 침투해 줄기부터 가지, 뿌리까지 파고들면서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소나무를 고사시킨다. 또 멀쩡한 소나무가 한번 감염되면 1년 안에 말라 죽기 때문에 장차 소나무가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올 만큼 위험한 존재다.재선충병의 확산은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에 따라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빨라지면서 감염지역도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무주사 등 예방대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재선충병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감염목을 조기에 발견해 곧바로 제거하는 게 전부로 여겨진다.문제는 소나무 재선충병의 완전 방제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산림청에서 만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이 문제다. 일선 지자체 입장에서는 방제를 특정 기간에만 해선 안된다는 이야기다.또한 산림청은 소나무류의 밀도가 높고 매년 반복적으로 재선충병이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종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도 재선충병의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 수종전환 사업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림 관계자의 말처럼 소규모 형태로 발생하던 재선충병이 최근에는 밀집 형태, 집단 피해 형태로 발생함으로 기존의 방제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 피해가 심한 지역을 시작으로 수종 전환 사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방제체계도 사후 방제에서 사전 방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더 이상의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동원해야 한다.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