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그야말로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준비할 사이도 없이 순간적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아직 죽을 날이 멀었으니까 인생을 내 맘대로 즐기다가 나이가 많아지면 준비해야지’ 하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죽음에는 나이순서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이 말이 요즘에 더욱 실감나고 있습니다.사람들은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그 이유도 알지 못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그 방법도 모른 채 살고 있건만 죽음이라고 하는 공포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여러 가지 형태로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전부터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인가, 태어나기 전의 나는 무엇이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그대의 전생을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대의 지금 모습을 보라. 내생이 궁금한가? 지금 그대의 행위를 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지금의 내 모습은 전생이 있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요. 지금의 내 모습이 바로 다음 생의 모습을 말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업에 따라 몸을 받아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얼굴이 이만큼 생기게 된 것, 부모를 만나 유복하게 자라는 것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고생하면서 자라는 것, 좋은 반려자를 만나는 것, 직장을 얻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 등 우리의 삶은 업의 인자에 따라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100퍼센트 업에 의존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윤회의 주체가 되고 있는 업을 알고, 업을 만들고 있는 요소, 행위, 규범 등을 조절해 나간다면 박복하게 태어났어도 업을 소멸하고 유복해질 수 있으며, 이생에서는 비록 고생하며 살았지만 다음 생에서는 반드시 행복하게 살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업을 모르고 팔자대로 사는 것이지’ 하고 살다가 죽게 되면 역시 고통스런 삶만 반복될 뿐입니다. 팔자도 알아야 고쳐나갈 수 있듯이, 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내 자신이 어떤 업을 짓고 있는가를 알고 이해한다면 되도록 나쁜 업은 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업을 알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고통스런 삶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지혜요, 좋은 죽음, 좋은 내생을 기약할 수 있는 지혜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따라서 내 팔자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그 요인을 살펴보면서 고통스런 팔자를 바꿔가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불교에서 이미 다 설명되어 있습니다. 혹시 삼십칠 각지(三十七覺支)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깨달음을 얻기 위한 서른 일곱 가지의 방편을 ‘삼십칠각지’라고 하는데, 아마 ‘사념처’ ‘사정근’ ‘사섭’ 같은 용어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를 모으면 서른일곱 개나 됩니다. 즉 ‘깨달음의 가지’ 라는 뜻에서 각지, ‘도를 이루는 길’ 이라는 뜻으로 ‘조도(助道)’라고도 합니다. 이를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사념처(四念處)’입니다.‘잡아함경’ 염처경에 있는 부처님 말씀을 살펴보겠습니다.“네 가지 염처가 있으니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는 염처와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는 염처이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이 네 가지 염처를 닦아 익혀 만족하고,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공부해야 하느니라”첫째, 몸을 몸으로 하는 염처가 바로 신념처(身念處)입니다. 몸은 불결하여 영원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아니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이 소중한 몸을 왜 불결하다고 생각하고 부정한 것으로 여겨야 하는 것인가? 아마 의문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입니다. 우리 몸에는 열 개의 구멍이 있습니다. 두 개의 눈과 두 개의 귀, 콧구멍, 입, 배꼽, 두 개의 생식기를 합치면 열 개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이 열 개의 구멍에서 썩어 냄새나는 고름이 흘러나옵니다. 아무리 아름답게 몸매를 가꾸고 건강한 몸으로 죽었다 하더라도 썩은 고름이 나오는 것은 누구나 다 같습니다. 그러므로 육신에 집착하지 않는 생각, 이것이 바로 ‘신념처’인 것입니다.둘째, 느낌을 느낌으로 관하는 염처가 수념처(受念處), 혹은 의념처(意念處)라고 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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