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느낌은 고통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두려운 느낌, 불안하고 혐오스런 느낌은 고통입니다. 그러나 그런 느낌만 고통이 아니라 좋다는 느낌, 사랑한다는 느낌, 만족한다는 느낌, 즐겁다, 기쁘다는 느낌이 모두 고통입니다. 왜냐하면 그 느낌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며, 채우려고 할수록 허무와 죄만 남기 때문입니다.현대의학으로 암이 거의 정복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사들뿐만 아니라 외국의 의사들이 온통 암을 이겨낼 수 있는 치료제를 연구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상실험에서 상당한 성과를 얻어내고 있습니다. 조만간 암은 우리가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약 먹고 낫는 것처럼 약이나 주사 한 대로 나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에이즈라고 하는 병은 아직 연구가 잘 안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자연적인 재앙에만 시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불같이 끓어오르는 욕망 때문에 생긴 에이즈로 병을 앓고 있습니다. 에이즈라는 것을 통해 인간이 느끼고 있는 좋다는 느낌, 즐겁다는 느낌이 인간의 생명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재물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위층 부인들이 옷 로비 사건을 일으켜 청문회까지 열렸습니다. 집 한 채 값이 오고가는 돈으로 옷을 사입고, 보석을 사고,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재정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항상 만족스럽고, 즐거웠겠습니까? 그렇게 호의호식하며 사치스럽게 사는 것도 만족스럽지 못하여 더 좋은 권력과 금력을 가지려고 로비활동을 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어느 상황에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통스런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느낌이라는 것이 온통 고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셋째, 마음을 마음으로 관하는 심념처(心念處)입니다. 생각이라는 것은 늘 헛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합니다. 흔들흔들하고 있어서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모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자의 마음만 갈대와 같은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다 그렇습니다. 항상 그대로 있지 못하고 늘 변화생멸하고 있는 것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죽도록 사랑하니 결혼하자고 해놓고 결혼해서 죽도록 사랑하며 살아가는 부부가 얼마나 됩니까? 결혼서약을 할 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변함없이 사랑하며 살겠다고 큰 소리로 대답해 놓고, 요즘 세 쌍 중에 한 쌍은 이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년 넘게 살붙이고 살았던 중년 부부도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고, 이제는 그야말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70세에도 이혼하는 부부가 상당히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 마음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상대방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도 변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생각이라는 것이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마음을 확연히 꿰뚫어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넷째, 법을 법으로 관하는 염처, 즉 법념처(法念處)입니다.이는 조금 어렵습니다. 이 세상의 객관적 대상은 다 영원한 실체가 없다는 것을 관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지금 내 것이라고 하는 물건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소유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법념처는 소유물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 일정한 소유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무아관(無我觀)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제법무아(諸法無我)’를 말합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인연에 의해 잠시 모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다 하면 모든 것이 흩어집니다. 우리 몸만 하더라도 지수화풍 4대로 이루어져 있어서 내 몸이라고 하지만 죽으면 흙과 물과 불과 바람으로 흩어져 버립니다. 흩어진 상태에서 내 몸이 어디 있으며, 내 것이라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은 인연에 의해 뼈가 살을 지탱하고 있고, 그 살에 피가 흐르고 있으며, 피로 인하여 체온이 있고, 호흡하는 가운데 피가 흐르고 있어서 생명이 유지되고 있지만 인연이 다하면 다 흩어지고 맙니다.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닌데 그 무엇이 내 것이 될 수 있겠습니까? 자식인들 내 것이 될 수 있으며, 재물이 내 것이 될 수 있겠습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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