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회의원의 3분의 1은 박사학위를 소지해 전 세계 의회 정치인 가운데 학력이 가장 높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세계 97개국 중에서 2015~2017년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들의 학력을 조사한 논문을 소개했는데요. 이 논문에 따르면 한국 국회의원의 3분의 1 이상은 박사학위가 있다고 합니다. 인구가 200만명이 넘는 56개국 중 박사학위 소지 비율로는 한국이 압도적 1위였다는거죠. 이 논문이 쓰여진 것이 20대 국회 기준이었으니 아마 22대인 지금은 더 많았으면 많았지 줄지는 않았을 거로 보입니다. 옛날에 그렇게도 귀하던 대학 졸업장이 이젠 시쳇말로 개나 소나 다 가지는 값어치가 바닥이니 박사학위인들 뭔 대수겠습니까. 고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해 보이네요. 생각해보면 그들이 정말 공부가 좋아서 박사를 하려는 걸까요. 나라에 똑똑한 사람이 많은 건 좋은데 과연 효율적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런 현상은 학벌이 필요한 부유층, 권력층 사람과 수익을 탐하며 명예박사학위를 마구잡이로 수여해대는 대학들의 의기투합이 만듭니다. 물론 모든 박사학위를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박사학위란 학문적 인증이고 그에 걸맞은 학문적 연구와 결과가 요구되므로 순수성과 존엄성은 지켜져야 합니다. 그런데 명예박사학위 남발은 통절한 반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명예박사학위 수여자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이 유력 정치가입니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학력·학위 만능주의 심리와 대학의 천민 자본주의적 장삿속이 교묘히 결합된 결과입니다.따라서 열심히 공부해 어렵게 학위를 받은 일반 박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습니다. 학위를 남발하면 그 질과 권위가 떨어지고 학교의 명예와 위신도 손상받을 수 있어 이런 행태는 지양해야 합니다. 대학은 인재 육성과 연구의 효율을 높이라는 것이지 이처럼 장사를 하라고 있는게 아닙니다. 사실 학력과 의정활동 결과는 특별하거나 큰 상관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통계청이 매년 내놓는 ‘공공기관 신뢰도’에서 국회는 수십 년째 꼴찌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 국회는 탈꼴찌가 목표입니다. OECD가 지난해 11월 30개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국회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28위에 그쳤습니다.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체코와 칠레뿐이고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 우리가 정치 후진국으로 치는 나라도 우리보다 신뢰도가 높았다는거죠.이런 성적표는 선거 기간에만 머리를 조아리고 당선만 되면 독사 머리처럼 쳐들고 세계 최고 수준의 특권 누리기에 바쁜 그들의 구태가 누적된 결과입니다. 일부 극성 당원에게 휘둘리는 팬덤과 타협 없는 극한 대립, 패거리 정치가 오랫동안 지속된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품격과 전문성은 1도 없습니다. 상식과 합리는 외면하고 거친 막말을 쏟아내는 사람이 주목받는 양상이 빚어집니다. 잦은 거짓말로 재판까지 받는 웃지 못할 상황도 생기고, 정말 ‘배운게 아깝다’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지난 1997년 대선에 출마한 허경영씨의 말처럼 지금 이 나라는 힘들게 일하고 세금내는 국민의 나라지 국회의원의 나라가 아닙니다. 3분의 1이상이 박사학위만 가지면 뭐하나요. 정말 국회의원을 100명 정도 줄이고 무보수 명예직으로 뽑았으면 좋겠습니다.당의 우두머리가 시키면 거의 무조건 찬성해야 하고, 반발하면 집단 린치, 협박과 보복에 왕따시키다가 결국엔 쫒아내는 구조. 중요한 표결이라도 있으면 당론에 상반되는 반란표가 나올까봐 노심초사에 쩔쩔매며 의원들 단속하는 모습은 꼭 ‘조폭’ 같아 보입니다. 이건 숫제 ‘가방끈 긴 조폭’에 다름 아닙니다. 우리 공동체 전체에 끼치는 해악은 솔직히 뒷골목 조폭보다 여의도 조폭들이 훨씬 더 심하다고 느낍니다. 나라 발전은 안중에 있는지 없는지, 국민 전체의 삶만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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