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미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눈길을 끌며 농촌 홀몸노인 대상 성범죄의 심각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이 사건의 범인은 70대 마을 이장으로 같은 동네 90대 여성을 성폭행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사건은 이슈성을 넘어 우리 사회에 혼자 사는 노인이 많고, 치안 인프라가 부족한 시골 마을이 노인 성범죄에 얼마나 취약한 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 2월 14일, 구미의 한 시골동네에서 마을 이장이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90대 여성의 집을 찾아가 성폭행을 저질렀다. 피해자의 딸이 치매기 있는 어머니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설치한 홈캠을 통해 범행이 발각돼 경찰에 잡혔다.우리가 놀라는 것은 이장이면 마을 공동체에서 나름 신뢰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런 그가 왜 이런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자 이장은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가족들은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역 주민들 뿐만아니라 온 국민들 사이에서도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이것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이나 범죄를 넘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노인과 같은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의 사회적 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더욱이, 전국적으로 노인 대상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인 대상 성범죄는 전국적으로 4천여 건으로 해마다 늘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이 늘지만, 이에 대한 보호 장치는 범죄를 따라가지 못한채 허술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노인 대상 성범죄에 대한 별도의 지침이 없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지역 사회도 이를 결코 가볍게 보지말고 노인을 비롯한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예방책과 제도적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이런 사건이 수사와 처벌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노인대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부터 이웃, 사회 구성원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인을 존중하고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감시체계 구축과 노인에 대한 범죄 예방 교육과 인식 개선, 그리고 정신적 지원도 필요하다. 이런 일에는 가장 먼저 공공기관 및 복지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특히 마을 이장과 같은 공적 역할을 맡은 사람들의 도덕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노인대상 성범죄를 별도로 분류하고 이에 대한 법적 대응과 피해자 보호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범죄로 보아서는 안된다.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역사회가 함께 노인가구와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한 관심을 기울이고 실질적인 치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강력한 처벌과 함께 보다 촘촘한 예방책과 안전망을 마련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슬픈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