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말 시작된 우리 주변의 산불이 확산을 거듭하며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히고 1주일만에 막을 내렸다.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피해 면적과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게다가 거동이 불편한 농촌지역으로 불이 번지면서 의성 1명, 안동 4명, 청송 4명, 영양 6명, 영덕 9명 등 모두 24명이 숨졌다. 화마가 할퀸 면적도 역대 최악이다. 또 어마어마한 시설 피해와 이재민도 생겼다. 또 의성에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가 전소되는 등 문화유산 피해도 잇따랐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중단된 건 물론, 인근 고속도로의 차량이 통제되고 철도 운행도 한때 중단됐다.이번 산불은 발생부터 확산까지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의성 산불은 성묘객이 라이터를 사용하다가 불이 났다고 한다. 산림이나 농촌 인근에서 이뤄지는 불법 소각과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부른 것일테다. 산불은 태풍같은 바람에 불씨가 도깨비처럼 옮겨 다닌다고 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빨랐다. 거기에 비가 오지 않아 건조해 화재에 취약한 조건이었다는 점도 원인이었고, 진화 작업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소방관・공무원・진화대원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고 한다.그럼에도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어쩌다 이 지경?”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나온다. 산림청 등 정부와 지자체의 지시가 체계적이지 못해 인명 피해가 늘었다거나, 산불이 다 가까워져서야 대피령을 내리고 대피 장소도 확실히 말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거기에 진화대원들이 고령화된 농촌지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듯 거의 60대 이상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사람도 힘든 작업을 고령자에게 맡겼다”는 질책도 있다. 이와 함께 기후 위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산불예방 시스템과 낡고 부족한 헬기가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번처럼 동시다발 대형산불이 여러 건 발생하면 진화에 나설 헬기가 충분히 없다는 것이다. 요즘의 산불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걸 봤다. 산불이 대형화되는 구조적 원인을 살피고 예방과 대응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드러났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말처럼 태풍급 돌풍이 몰아닥칠 때의 대피기준이나 행동요령이 새롭게 마련돼야 한다. 실제로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비교적 바람이 잠잠할 때는 인명피해가 없다가 25일 밤의 강풍으로 인해 불이 순식간에 번졌고,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따라서 풍속에 따라 주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의 세부적인 기준이 과학적 근거에 따라 나와야 할 때다. 경북의 경우 정확한 피해 집계조차 아직 어렵다. 정치권도 탄핵 심판 릴레이 시위 등 다툼을 멈추고 재난 사태 대응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복구와 대책 마련에 쓰일 예산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추경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산불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해 주요 기업과 시민들도 구호물품과 성금을 보내며 마음을 보태고 있다. 국가적 재난에 온 국민이 합심해 이 위기를 이겨내기 바란다. 그리고 이번 산불이 정리되는 대로 정부와 지자체는 총체적인 반성과 재점검을 통해 산불 대응체계를 완전히 다시 짜야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1 18:15:45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