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비상계엄 선포는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위반했고, 국회에 대한 군경 투입, 국회·정당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발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법조인 위치 확인 시도 등 5가지 탄핵소추 사유 모두 헌법·법률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파면을 선고했는데 이것은 국가적 불행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누구보다 법을 잘 알고 나라의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이 한 일치고는 다분히 실망스럽기만 합니다.한편으로 파면은 정치 개혁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늦더라도 어김없이 봄이 왔듯이, 우리는 고통과 상처를 씻어내고 내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제 나라는 정상화의 길을 찾아야 하고 새로운 길을 시작할 때입니다.우선 이 일로 극심해진 사회 분열과 갈등부터 수습해야 합니다. 사회 분열 수위는 갈가리 찢어져 거의 임계치에 가깝고 피로감이 극에 달합니다. 이 일을 거치면서 ‘심리적 내전’이라 할 정도로 정치 양극화가 깊어졌음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의 자제와 포용이 절실합니다. 적대와 혐오를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악한 행태가 절대 있어선 안 됩니다. 포용과 통합도 추구해야 합니다. 내편이 아니면 적대시하는 버릇에서 벗어나야 됩니다. 철학자 니체는 ‘원한’을 인간의 가장 큰 악덕으로 봅니다. 그는 패배의 원인을 자신의 부족함이 아니라 상대의 악덕으로 돌리는 태도를 비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패한 것은 사회 구조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모든 것을 상대탓을 한다네요. 이러한 태도에는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어릴적부터 성과와 경쟁 중심의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끊임없는 비교와 서열화를 통해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었고 협력보다는 이기기를, 공동체보다 개인의 성취를 우선시하게 배웠습니다.김누리 교수의 지적처럼 이런 교육 환경이 결국 강자 중심의 사고를 내면화시키며, 민주주의가 아닌 파시즘적 사고가 스며들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12년 동안 무한히 경쟁시키고, 끝없는 우열을 나누고, 우월한 자가 지배하고 열등한 자는 복종해야 하는 질서를 당연시 하는 교육앞에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는새 파시즘을 흡수합니다.지금 우리가 마주한 사회적 혼란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갈등과 폭력을 지켜보는데 익숙해진 시민들, 소통과 타협보다는 진흙탕 갈등을 선택하지 않습니까. 지금이야말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교육은 단지 지식의 전달을 넘어,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표현되는 가운데 서로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공동체 의식과 비판적 사고를 키워야 합니다. 경쟁을 넘어 관계회복, 서열보다 연대를 배우는 교육으로의 전환입니다. 그랬을 때 우리는 다시 민주주의의 뿌리를 튼튼히 세우고,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국민을 볼모로 진영으로 나누어 민주와 정의라는 이름으로 상대에 대한 분노를 부추겨 온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치영역에서는 분노가 가장 쉬운 도구인지도 모릅니다. 상대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 일으키면 내 편이 되고, 내 편이 안 되면 적을 만들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것이지요. 하지만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면 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이 알아야 합니다. 상대를 ‘대화할 수 없는 쳐죽일 적’으로 인식하기 보다 ‘생각은 달라도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과 장기 부진에 빠진 내수를 회복시키고, 활력을 잃어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폐업의 위기에서 구해야 합니다. 이제 얼마있지 않으면 새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누가 대립과 갈등으로 갈라진 국론을 하나로 묶어내고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할 사람인지 진짜 단디보고 뽑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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