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인생을 살다가 간 사람들을 통해 인과를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법구경’ 제1장 대게의 장 15, 16게송을 보면“악한 짓을 한 사람은이 세상에서도 비탄에 빠지고다음 세상에서도 비탄에 빠진다.자기 행실이 더러운 걸 보고그는 더욱 슬퍼하고 괴로워한다.착한 일을 한 사람은이 세상에서도 즐거워하고다음 세상에서도 즐거워한다.자기 행동이 떳떳함을 보고그는 더욱 기뻐하고 즐거워한다.”라고 하였습니다.어떤 일을 하고 살았는가 하는 것은 직업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나 돼지를 잡는 백정이나 물고기를 잡는 어부는 악한 엄만 짓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사람들 생명을 위해, 건강을 위해 남이 꺼리는 일을 하고 있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내가 비록 이생에서 소나 돼지를 잡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지만 이 고기를 먹는 이들이 건강하게 살면서 이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또한 ‘오늘 사람들의 먹이가 되기 위해 죽는 짐승들 영혼에 자비가 깃들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그런 마음으로 살생을 한 후에는 반드시 남을 위해 착한 일을 한 가지씩 더하는 자비행이 따라야 합니다.쭌다는 비록 살생을 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남보다 더 베풀고 공양하여 스스로 짓고 있는 살생의 업을 조금이나마 줄이도록 노력했어야 했습니다.‘장자(莊)’의 양생(養生) 제3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포정(丁)이라는 백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22년간이나 백정 노릇을 하며 살고 있던 그가 어느 날은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는데 그 동작과 소리가 마치 춤과 음악과 같아서 소는 자신이 죽는지조차 모를 지경이었고 이를 보던 이들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문혜군도 감탄하여 포정에게 묻기를“어찌하여 소를 죽이는 기술이 그 경지에 이르게 되었느냐?”고 하셨습니다. 이에 포정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제가 반기는 것은 도(道)입니다. 손끝의 재주보다 우월한 것이죠. 게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란 모두 소뿐이었으나, 3년이 지나자 이미 소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신으로 소를 대하고 눈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눈의 작용이 멎으니 정신에 자연스런 작용만 남습니다. 천리(天理)를 따라 살과 뼈 사이의 틈새와 빈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 몸이 생긴 그대로를 따라갑니다. 이 기술의 미묘함은 한 번도 살이나 뼈를 다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소잡이는 무리하게 칼질을 해서 매달 칼을 바꾸고, 솜씨 좋은 소잡이는 살을 가르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칼을 바꾸지만, 제 칼은 19년을 쓰는 동안 수천마리의 소를 잡았으나 칼날은 방금 숫돌에 간 듯합니다. 하지만 근육과 뼈가 엉긴 곳에 이를 때마다 저는 그 일의 어려움을 알아내고 두려움을 지닌 채 경계하여 칼의 움직임을 아주 미묘하게 합니다. 살이 뼈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가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문혜군은 이 말을 듣고 포정의 말에서 참된 삶을 누리는 방법[양생(養生)의 도(道)]을 깨달았노라고 고백했다고 합니다.앞서 소개한 쭌다와는 다른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살생을 생계의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이 포정의 이야기를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살과 뼈의 틈새로 칼을 내리친다고 하더라도 살생은 살생입니다. 따라서 포정은 자신의 업을 순화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도의 경지에 오른 것입니다.쭌다는 인과의 법칙을 모르고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말년에 고통스럽게 죽었고 죽어서도 아비지옥에 떨어졌지만 포정은 인과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업을 순화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면 살았습니다. 지금 조용히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나는 지금 업을 순화하고 있는가. 업을 순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등을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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