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동안 국민의힘에서 있었던 사상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는 무산됐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합니다. 지역 출신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5월 11일 오전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20여시간 동안 진행된 일명 ‘후보 교체 막장극’은 막을 내렸습니다. 아마도 이날은 국힘의 정당사에 수치스러운 날로 박제될 것입니다. 개그동아리가 벌인 한바탕의 봉숭아학당 극을 되돌려 봅니다.대선을 코앞에 두고 국힘 지도부의 머리에서 나온 이른바 ‘전략적 판단’이란게 이미 상식적이지 않았습니다. 3번에 걸친 당경선에서 뽑힌 후보를 두고 긴급하게 한덕수를 옹립하려는 시나리오로 악다구니를 썼습니다. 처음부터 지도부는 정치력을 발휘하는 대신 “김문수 후보로는 경쟁력이 약하니 보수대통합, 단일화가 살 길이다”라는 헛된 극본을 기획하고 단꿈을 꾸면서 결정된 후보를 강제로 갈아치우려 했습니다. 한덕수와의 단일화 실무협상이 무산되자 10일 0시45분께 김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고, 이어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2시30분)→ 한 전대행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3시20분)→한덕수 후보 확정(4시40분) 등을 전광석화처럼 진행했습니다. 특히 대선 후보 등록 신청 기한을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만 허용하고, 접수는 국회 본관에서만 받는다고 공지했습니다. 구비 서류는 32종에 이르는데 미리 준비된 한덕수 1인을 위한 ‘맞춤형’ 공고였던 셈입니다. 단 4시간 동안 벌어진 후보 강제교체 시도를 제압한 것은 당원들이었습니다. 애초 후보 단일화에는 80% 넘게 찬성했던 당원들은 지도부의 가망없는 외침을 한치도 믿지 않았습니다.아마 김 후보도 이날 하루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롤러코스트를 제대로 체험했을 거로 보입니다. 이게 뭘 뜻하는 걸까요. 당지도부가 입으로만 강조하던 “경쟁력있는 후보로 교체해서 정권 재창출”이라는 것이 신기루였다는 증거입니다. 당원들이 지도부의 멱살을 잡고 “니들이나 잘해라, 이 *신들아”라는 소리없는 한방을 멕인 것 아닐까요. 결과적으로 당원들은 투표로 지도부의 면상에 레드카드를 시원하게 갈겼습니다. 제정신 박힌 정당이라면 당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느껴야 하는데 한심한 지도부가 과연 그걸 느꼈을까요. 당원들은 왜 이런 통쾌한 반란을 날렸을까요. 중요한건 당내 경선으로 뽑아놓은 후보를 지도부가 맘대로 갈아치우려한 그 오만한 태도에 반발이 컸던 겁니다. 평소 당원들 주권을 손톱만큼도 취급않는 태도에 대한 쪼인트 까기입니다. 그동안 핫바지 취급받으면서도 찍소리 안하니까 이번에도 “멋대로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한 듯 보입니다. 또하나 ‘후보단일화’라는 목표에 눈이 멀어 수단과 방법에 대해 당원들의 정서 따위는 눈에 없었던 겁니다. 경선 결과를 하루아침에 휴지조각 만들어 버리는 이런 식의 ‘강제 단일화’ 추진은 오히려 역풍만 불러 일으킵니다. 애초 당원들은 단일화라는 목표 자체에는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였지만,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적 원칙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겁니다. 또하나 김 후보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나 충성도도 절대 무시하지 못할 변수였던 겁니다. 지도부와는 껄끄러워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한 국힘 당원들은 어쨋던 경선을 통해 정당하게 선택된 후보가 무슨 성추행을 한것도 아니고 음주운전같은 파렴치한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갈아치우려 하니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것들이 돌았나”라는 생각을 하며 조직적으로 반대를 했을 가능성도 짙어 보입니다.자 그럼 이게 끝일까요. 영천시민들 입장에선 지역 출신 대통령 후보가 살아 다행이긴 합니다. 그리고 김 후보에게 거는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지도부가 저지른 건 단순한 실수가 아닐겁니다. 갈길 바쁜 일정에 힘을 뺀 국힘이 오합지졸의 집단이 아니라면 어떤 결과라도 나오겠지요. 대선이 어떻게 흐를지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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