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부인은 곤혹스러워하며 다시 옷 하나를 벗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거듭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벗어 보게나.’ 그러자 부인은 몹시 화가 났습니다. ‘큰스님이라기에 굴욕을 참으며 옷을 벗었거늘 또 벗으라니! 이런 몹쓸 일이 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황급히 옷을 입고 집으로 돌아온 부인은 남편에게 마구 퍼부었습니다.“그런 스님이 큰스님이라구요? 앞으로는 그런 사람과 상종도 하지 마세요.”남편은 부인을 간신히 달래어 자초지종을 듣고는 박장대소를 했습니다.“부인이 오히려 내 얼굴에 똥칠을 했구려. 당신이 큰스님 앞에서 불편해하고 고관의 부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무겁게 사는 것이 안타까워 그런 굴레를 벗어보라고 하신 것을...’신분에 얽매이는 것, 나는 어떤 사람이다. 라는 생각에 얽매여 있는 것. 이런 것들이 모두 ‘나’라고 하는 강한 애착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나’라는 생각에 집착해서 자의식에 갇혀 살다보면 한 순간도 편안할수 없습니다. 스스로 ‘나’로 꽉 차 있는 마음을 비우고 자신이 스스로 자의식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자만과 아만에 차 인생을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남섬부주 사람들은 수명이 백세지만 중간에 일찍 죽는 사람도 많으니라. 비록 사람이 수명을 백세까지 살더라도 사는 동안 나이에 따라 행동도 같지 않고 성질도 각각 다르다. 10살 때에는 어려서 지각이 없고, 20살 때에는 다소 지각이 있으나 아직 완전하지 못하며, 30살 때에는 의욕이 왕성하여 이성에 집착하고, 40살 때에는 온갖 기술이 많아서 하는 일이 끝이 없으며, 50살 때는 이치에 해박하여 의한 것을 잊어버리지 않느니라. 60살 때에는 재물에 집착하고 마음에 결단이 없어지며, 70살 때에는 게을러지고 잠자기를 좋아하며 몸이 둔해지고 성질이 느슨해진다. 80살 때에는 젊은 마음이 없어져 치장하지 않게 되며, 90살 때에는 병이 많아지고 피부가 쭈그러져 주 름살이 깊어진다. 100살 때에는 감각기관이 쇠퇴하고 빼마디가 드러나며 건망증에 정신이 혼미해진다.사람이 백년을 살자면 그만한 어려움을 겪어야 하고 삼백 번의 계절을 보내야 하지만 수명이란 그래도 족함을 느끼지 못한다. 백 살을 살면 3만6천 끼니를 먹는다. 이는 화가 나서 먹지 않는 때가 있고, 주지 않아서 먹지 못하는 때가 있으며, 병이 나서 먹지 못하는 때도 있고, 어려서 먹지 않는 때도 있어 대략 3만6천 끼니니라. 그러므로 게으르지 말고 현재의 몸으로서 번뇌를 없애야 한다.”이 세상 모든 생명들은 다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떠한 죽음을 맞이하느냐 하는 문제는 오로지 자신의 업, 자신이 일생 동안 쌓은 행위에 달려 있습니다. ‘나’ 라는 생각, ‘내 것’ 이라는 집착, ‘내가 누구이다’ 라는 아만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껍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나’ 라는 것에 집착해본들 남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아만심’ 을 버리는 그 순간부터 자유로워질 것입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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