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덧없기 그지없는 네 가지일
지난 해 7월 16일 미국의 유명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들 케네디 2세가 비행기 조종을 하다가 추락사고로 사망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케네디 2세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식이 없었는데 미모의 아내와 함께 경비행기로 모험을 즐기다가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세계인들은 이 사건으로 비운의 케네디 가문에 대한 말들이 많았습니다. 사망한 케네디 2세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성으로 선정될 만큼 멋과 부와 명예를 다 안고 있는 사람이었고 거기다가 아내까지 뛰어난 미모를 가진 여인이라 많은 사람들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부부였습니다. 부족할 것이 없는 부부였건만 너무나 짧은 생을 비극적으로 마친 것 같습니다.이스라엘에서 유전자를 연구하는 리처드 엡스타인 박사는 케네디가문이 유전적으로 충동적이고 모범적인 것을 즐기는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 사고로 인해서 케네디가(家)는 미모로나, 학벌로나, 재산으로나, 명예로나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다 갖추고 있었건만 그 모든 것이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다는 사실만을 남겨 주었습니다.‘남전(南傳) 소부경전(小部經典) 경집(經集)에 보면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의 목숨은정해 놓은 것이 아니므로 알 수가 없다. 그것은 불쌍하고도 짧아 고(苦)와 상통한다.익은 과일이 곧떨어질까 두려움에 떠는 것처럼태어난 사람도 또한 이와 같으니항상 죽음의 두려움이 앞에 놓여 있다.죽음을 이기지 못하고 떠나갈 때는아버지도 자식을 구할 수가 없다.그 어떠한 친척이나 친구라도그들 저 세상에서 구해낼 수는 없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케네디 2세를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고, 평소에 그를 존경하고 사랑한 나머지 그의 죽음을 대신하겠다고 맹서하는 사람들이 많다 해도 이미 죽음의 길에 들어간 사람을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가 부와 명예와 미모를 모두 갖추고 있지만 죽음이라는 것에서는 그 모든 것이 한낱 낙엽에 불과한 것입니다. 죽은 이에게 부(富)라는 것, 미모(美貌)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죽음 앞에서는 무엇도 제대로 의미를 갖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그저 허망할 뿐입니다. 피서철이면 남녀노소가 물가로 산속으로 놀러 나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텔레비전을 보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멀리 피서는 못 떠나고 가까운 수영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나마 수영장에서 수영이라도 할 수 있다면 넉넉하고 행복한 것이지요. 점심 한 끼 때울 밥이 없어서 굶고 있는 아이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많은데 덥다고 수영장에라도 갈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행복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수영장에 가면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들도 많고 근육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남자들도 많을 것입니다. 젊음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고, 수영장에 갈 여유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 있어서 수영장에서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고, 그 청춘이 얼마 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요?(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