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開天)과 단순신화의 의미10월 3일은 개천절입니다. 올해는 그저 최장인 추석 연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국경일의 하나로만 치부될까 염려되네요. 서기전 2333 년, 지금으로부터 4350년 전에 단군왕검이 ‘홍익인간’의 깃발 아래 ‘조선’이라는 우리 민족 최초의 나라를 세운 날이랍니다. 기미 독립선언서 첫머리에 등장하는 ‘반만년 역사의 권위’가 시작 시작된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후 음력 10월 3일을 단군의 건국일로 추정하여 국경일로 제정하였고 이를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가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양력 10월 3일 을 개전절로 정하였습니다.이는 단군을 한겨레의 시조로, 고조선을 한민족 최초의 국가로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인정하였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개천에 관한 설화는 단군신화로 불리는 삼국유사, 제왕운기 등의 기록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환인(桓因)의 서자 환웅(桓雄)이 천부인(天符印) 3개와 무리 3천을 이끌고 삼위태백(三危太伯) 신단수(神壇樹) 밑에 내려와서 신시(神市)를 열었다. 환웅천왕은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의 이념 아래 곡(穀), 명(命), 병(病), 형(刑), 선(善), 악(惡) 등 인간사 360개의 모든 일들을 주관하였다. 이때 곰과 호랑이가 천왕에게 와서 사람이 되기를 청하매 쑥과 마늘만 가지고 백일동안 햇빛을 보지 말라고 하였다. 호랑이는 중도 포기하고 곰은 3·7일 동안 기(忌)하여 여자가 되었다. 웅녀(熊女)가 아들을 원하자 환웅이 잠시 인간의 몸으로 웅녀와 결합하여 단군왕검을 낳았는데 그가 요 임금 즉위 50년에 평양성에서 조선을 개국하였다가 백악산 아사달로 옮겨 1,500년을 다스렸다.”이 설화는 여러 민족의 건국 신화 중에서 천손강림(天孫降臨) 신화에 해당합니다. 일본의 건국 신화도 같은 부류에 속합니다. 다른 부류의 건국신화로는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卵生) 신화가 있습니다. 대체로 천손강림 신화는 지배 그룹이 위쪽 어디선가 내려왔다는 것을 의미하고 난생 신화는 바다를 건너 날아왔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고 합니다. 신화 얘기는 이쯤에서 줄이고 단군신화가 내포하고 있는 핵심적 의미 몇 가지만 조금 더 짚어보고자 합니다.첫째는 환웅천왕이 신단수 밑에 신시를 열고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이념 아래 바람과 비, 구름을 다스리면서 인간사를 주관하였다는 ㅅ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그대로 통할만한 놀라운 통치이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반만년 전에 우리 선조들이 이 정도의 훌륭한 이념체계를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둘째는 곰이 일정한 통과의례를 거친 후에 웅녀가 되어 환웅천왕과 결합하여 단군왕검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위쪽 어디에선가 내려온 천손 족과 지역 토착 세력인 곰 토템 족의 결합을 의미한다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곰 토템 족은 이후의 이동 경로 추적이 가능합니다. ‘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 기원’이라는 책으로 동아시아 고대 역사를 획기적으로 재해석한 저의 사부님 김성호(金聖昊) 선생의 지명추적에 의해 그 이동 경로가 밝혀진 바 있습니다. 중앙아시아에서 만주 지방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 열도까지 곰, 구마, 웅(熊)자가 들어있는 지명을 다점으로 지도상에 찍어보면 그것이 바로 곰 토템 족의 이동 경로가 된다는 것이지요. 이 경로를 바라보고 있으면 고구려 백제 신라의 3국뿐만 아니라 만주 일대와 일본 열도가 다 한 줄로 관통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셋째는 단군왕검이 중국의 신화시대인 요 임금과 동시대에 조선을 건국해서 약 1,500년 동안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대국가로서는 그야말로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원에서 여러 왕조가 창업과 멸망을 수없이 거듭하는 동안에도 우리 선조들이 세웠던 왕조들은 고구려, 백제가 600여년, 신라는 1,000년이 넘게 건재하였고 고려와 이조도 각각 500년을 지속한 것은 세계 역사상 대단히 드문 사례가 아닐 수 없지요. 우리 민속의 엄청난 지속가능성을 역사적 사실로 입증한 것입니다.하늘이 열린 오늘 개천의 날에 모처럼의 최장기 연휴를 즐기는 가운데 우리 선조들의 독창성과 위대한 지속가능성을 새롭게 음미해볼 생각 은 없으십니까? 이왕이면 정인보 선생이 작사한 개천절 노래 한 구절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겠지요.“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10/3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6-07-04 19:18:17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