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영천지역에 산재한 각종 문화유산이 소실, 방치되고 있어 행정당국의 전반적인 관리와 실태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영천지역에 산재한 각종 문화재가 외지로 유출되거나 소실 방치되는가 하면 근대 문화유산이 철거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전형적인 한옥 건물인 성내동 왕평선생의 생가터는 4년전 생가터를 보존하자는 시민들과 시민단체의 극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영천시가 모텔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생가터가 사라졌다.
왕평은 영천지역 예술단체에서 왕평가요제를 비롯 기념사업도 진행하는 등 지역의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영천시 교촌동 옛 영천극장도 수십년전부터 방치돼 건물의 일부가 붕괴되면서 소실되고 있어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단성사가 역사속에 사라진 상태에서 영천극장의 존재적 가치와 의미는 더 높고, 귀중한 근대적 문화적 가치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충시설로 지정된 백학학원 건물 대부분이 무너진채 폐가로 방치되고 있어 복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9년 영천시 화북면 자천리에 있던 상엿집이 경산시 하양읍 대학리 무학산 자락으로 통째로 옮겨져 복원됐다. 수 백만원에 팔려간 이 상엿집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가가 지정한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것이다.
경산시는 이달말 ‘제2회 한국 전통상례문화 전승 및 세계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영천의 문화재가 경산의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변신한 사례다.
이밖에 영천출신 이형상 제주목사가 화공을 시켜 만든 유형문화재 탐라순력도(보물 제652-6호)는 영천에 있다가 제주도에 판매됐고, 보물 제517호로 지정된 영천시 도남동 청제비는 당시 고속도로 건설 때 양분돼 문화재로서 가치를 크게 떨어뜨렸다.
이같은 문제는 자치단체의 무관심과 안일한 태도로 분석된다. 관리 감독을 해야할 의무가 있는 영천시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호,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그 사이 후손에 물려줘야 할 유물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나 기념물은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어렵다. 지금 당장 보호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시민들은 “영천지역에 산재한 각종 유물의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고,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적극적인 홍보로 시민이 모르고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오래된 영천시 전경
1930년대 초반, 영천성당 프로아드보 초대 주임신부가 촬영한 영천시 전경.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에서 보관중이던 사진을 영천성당 제공으로 공개한다. 충혼탑 인근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진에는 영천역이 아직 없고 멀리 호연정과 영천교가 보이고 완산동에는 시가지형성이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이 이채롭다. 아마 영천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지 사진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