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완산동 시장내 영천미용실. 3평 남짓의 좁은 미용실에는 시골 할머니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미용실은 신녕·임고면 등지에서 찾아온 시골 할머니들의 쉼터요, 사랑방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시골 할머니들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작은 미용실을 찾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형편 어려운 손님에게는 무료로 머리를 해 주거나 차비까지 손에 쥐어주는 주인 김은숙씨(63)의 따뜻한 마음씨 때문이다.남모르게 요양원을 찾거나 봉사의 손길로 지역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그녀는 할머니 손님들의 취향을 맞춰주면서 탕수육이나 식사까지 대접해 준다. 이곳 미용실은 장날이면 번호표를 뽑아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 풍경이 연출된다. 미용실에 딸린 한칸 방에 아예 누워서 순서를 기다리거나 자장면을 배달해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는 할머니들의 보금자리다. 이 때문에 영천지역 웬만한 소식은 이곳 미용실에서 모두 수집(?)된다. 이곳을 찾는 할머니들의 대부분 수 십년 단골 손님들로 40년 이상 단골도 여럿이다. 물론 할머니들은 미용실이라는 생각보다 언니고 이웃 사촌집을 찾아온 분위기다. 미용실을 찾을때는 친척집을 찾는 마냥 포도, 사과, 복숭아, 상추, 호박 등 제철 과일과 채소를 가지고 와서 나눠 먹는 시골 인심도 후하다. “몇 시간을 기다려도 꼭 머리하고 간다. 버스타고 오전에 와서 점심 사먹고 기다렸다가 머리손질하고 오후에 돌아간다”는 한 할머니는 “주인의 머리손질 기술도 좋지만 정으로 맞아주는 푸근한 마음씨에 매번 찾아온다”고 말했다. 48년 미용사 경력의 김씨는 1989년 미용실을 현재의 시장터로 옮겨왔다. 3년전 대구서 귀향했다는 한 할머니는 “영천에 내려왔어도 늘 다니던 대구의 미용실까지 갔었으나 석달 전부터 마음편한 미용실이란 입소문을 듣고 남편과 함께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치매 걸려 오줌싸면서도 찾아오는 손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찾아오시던 어르신들이 한분씩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정말 마음아프다”는 그녀는 “보잘 것 없는 미용실을 편안하게 찾아주는 할머니들이 늘 가족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1 23:31:49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