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나 국제결혼 이주자들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영천외국인교회 김승남 담임목사의 말이다. 지난 29일 ‘영천외국인주민지원센터’, ‘영천가정문제상담소’란 안내문이 적힌 영천공설시장 맞은편 상가건물 3층(완산중앙3길 30) 영천외국인교회를 찾아간 기자에게 김 목사는 “사회나 제도적으로는 다문화 관련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다문화 가족 자녀에 대한 교육지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복지 정책 등이 필요하다. 우리와 다른 문화라고 해서 멀리할 것이 아니라 이들과 소통하고 어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적으로 나와 다른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능력은 이제 한 사회의 내부적 의사소통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시대 국가의 경쟁력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사)영천외국인 센터(사)영천외국인센터로서 영천외국인 이주근로자쉼터요 영천외국인 주민지원센터인 동시에 (사)영천가정문제상담소로서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영천외국인교회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한국어교실, 컴퓨터교실, 상담사업, 의료지원 사업, 문화탐방, 다문화 이해교육 사업, 이주여성 돕기 사업과 더불어 매월 40여건의 가정문제 상담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2007년 설립된 영천외국인교회는 2004년 김승남 목사가 화산교회를 시무하면서 찾아오는 외국인노동자들과 함께 식사, 상담, 대화, 성경공부, 한글교실 등을 하면서 점차 확장된 것이 설립배경이다. 선교학 박사인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선교의 대상으로 보내주신 외국인근로자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밝혔다
제주도 서귀포 출신으로 장로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충남 태안의 농촌교회에 이어 1993년 영천 화산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김 목사는 “찾아오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병원진료를 안내하게 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그 숫자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보다 조직적인 선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경동노회 영천시찰에서 개척한 교회”라고 밝혔다.
국가별 공동체 구성영천외국인교회는 영천외국인이주근로자 쉼터와 연계하여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상담실 및 쉼터 운영, 의료봉사, 이·미용봉사 활동과 더불어 몽골,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국가별 공동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2013년부터는 영천시가정폭력상담소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김 목사가 상담실장으로서 각종 가정문제에 대한 상담활동에 나서고 있다.
교회설립 이전인 2005년 10월부터 시작한 한국어교실은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원만한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매주 일요일마다 개설되고 있다. “현재 60여명이 등록해서 오는 17일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김 목사는 “잔업이나 특근으로 주일 교육에 빠지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영천시 외국인근로자가 2천5백~3천명이고 결혼이주여성들이 5백6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김 목사는 “몽골, 중국,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출신 등 20여개국 근로자들이 아프거나 임금체불문제가 생기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대퇴골 괴사병을 앓는 중국근로자의 무료수술을 주선해 줬다는 김 목사는 “인도적 차원에서 불법체류자까지 무료진료를 해 주는 좋은 제도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결혼이주여성 ‘인문학교실’“2015년 4월부터 11월까지는 경상북도 공익지원사업에 선정돼 ‘결혼이주여성과 함께하는 인문학교실’을 개설했었다”는 김 목사는 ‘올해도 신청해 볼 계획’이라고 한다.
“주일 예배시간을 제외한 일주일 내내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각종 활동과 가정문제 상담 업무에 매달린다”는 김 목사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는 일정이 365일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실시한 다문화사회 전문가 2급과정을 1기생으로 수료한 김 목사 집무실에는 한국어교사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 평생교육사 자격증, 성폭력가정상담사 자격증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모두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 이주여성 그리고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다 필요에 의해 취득한 것들이다.
화산교회 담임목사직을 버리고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전담자를 자처하고 나섰던 김 목사는 “헌금을 받을 수 없는 외국인근로자 교회라 경동노회와 동료목사들의 도움 등 100%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4년 전부터 후원금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며 독지가나 기업체, 관심있는 이들의 후원을 호소했다.
100% 후원금으로 운영대학을 졸업하고 군복무중인 외아들이 장교월급으로 자기 앞가림을 하고 있어 부인과 함께 그냥 살아가고 있다는 김 목사는 “다만 자원봉사자들의 차비라도 보태주고 싶지만 여유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다. 특별히 “대구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18일 졸업한다는 중국인 통역 자원봉사자가 국내에서 취업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하겠느냐는 질문에 김 목사는 “경제적인 어려움이야 많지만 그래도 가치있고, 비전이 있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영천외국인교회의 이주민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생명, 평화, 섬김의 공동체 인터넷 및 SNS후원안내(미션펀드) http://go.missionfund.org/ycmw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