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저보고 어느 소가 이길 것인가 짚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절반도 맞히지 못합니다. 허허허! 그게 소싸움의 묘미지요.” 소싸움경기 해설자 차정학(67) 해설위원. 그는 정확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걸죽한 사투리, 그리고 관중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명쾌한 해설로 소싸움경기장의 전국 최고 명사로 통한다. “소싸움 경기 해설 방송을 30년 가까이 해 오면서 아무리 밤이 늦더라도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 있기에 소싸움경기 중계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는 차 해설위원은 구수한 사투리와 실감나는 중계로 현장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1만2천여 관람석을 보유한 전국 최대 규모의 청도소싸움경기장.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소싸움 경기가 열리는 31m 원형경기장으로 전국 최고의 정통싸움소 경기장이다. “소싸움은 기선제압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지금 싸우고 있는 소들은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싸움소 198두가 출전해서 어제 그제 이틀동안 예선전을 거쳐 96마리가 오늘 8강전을 치르고 있습니다. 곰과 신수 두 마리 싸움소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차 위원의 중계는 거침이 없다. “다음은 변승영씨의 왕걸이와 구호철씨의 로이의 대결이 되겠습니다. 입장해 주십시오. 보무도 당당한 입장, 양측 다 상당히 긴장하고 있네요. 왕걸이의 전광석화같은 공격, 잘 받아넘기는 로이, 연이은 뿔치기 공격, 로이의 반격입니다...” 장내 아나운서 차 위원의 흥을 돋우는 말솜씨에 관중들은 덩달아 환호한다. 차 위원은 중계하는 동안 사이사이 소싸움경기에 관한 온갖 정보들을 재미와 곁들여 소개한다. “1970년 제주도 종두개량사업으로 한우들의 덩치가 커졌습니다. 이제 1톤이 넘는 소들이 즐비합니다. 과거 500kg이면 큰 소였지만 지금은 소싸움장에 나오지도 못합니다. 최경량급이라도 600kg이상이 되어야 출전자격을 얻기 때문입니다. 싸움소는 세 살부터 소싸움경기에 뛰어듭니다. 열다섯살 짜리가 현역 최고령 싸움소입니다. 12년동안 전국 소싸움장을 누비며 산전수전 다 겪어본 싸움소입니다” “싸움소가 힘에 부치면 가장 먼저 입을 벌리고 오줌을 싸거나 배변을 한다. 먼저 입벌리고 오줌싸는 소가 거의 패배한다”고 일러주는 차 위원은 소싸움 해설에 관한한 스타이기에 전국 각지 소싸움대회에도 초청받아 특유의 유머스런 진행으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소싸움의 묘미는 각본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차 위원은 아무리 전문가라도 소가 싸움을 하기 전에는 절대로 승패를 점칠 수 없다고 한다. 주말 청도소싸움경기장을 찾으면 차 위원의 구수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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