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가 어둠속에 잠기자, 휘파람을 길게 내거나 환호하는 테이블도 있었다. 키스타임이야, 키스타임이라는 소리에 한바탕 웃음으로 가득 찼다. 거기에 빛을 머금은 장미 한 송이가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나, 내가 들고 있는 장미가 분홍빛으로 반짝 거렸다. 야광장미가 내손에 쥐어져 있었다. 찾았습니다. 개그맨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불을 켜겠습니다. 키스하시고 있는 분은 잠깐 멈추시고 후일을 도모해주십시오. 하나 둘 셋,다시 환한 불빛이 쏟아졌다. 아프리카는 찬란한 빛이 기다렸다는 듯 영롱했다. 야광장미를 들고 계시는 손님을 이 무대에 모시겠습니다. 개그맨이 나를 불러냈다. 남편에게 약간 난처한 어깨 짓을 해보이며 무대로 나갔다. 테이블 통로를 따라 걸으며 칸막이 속 연인들의 모습을 비로소 흘끔 거릴 수 있었다. 무언가 안정된 이미지,그러면서 삶에 군살이 없는 깨끗한 여유로움, 미래로 향하는 확신에 찬 일상이 그들에게서 느껴졌다. 어쩌면 남편과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그들이 더 빛나 보이는 것은 아닐까. 무대에 올라서자 어깨높이의 칸막이 속이 가슴 아래로 내려가 더 훤히 볼 수 있었다. 어제 개꿈을 꾸셨죠? 개그맨과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젠 이십 일 세기입니다. 돼지꿈보다는 개꿈에 더 우연이나 요행을 바라보는 횡재수를 노릴 때입니다. 그렇죠? 개그맨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런가봅니다. 꿈에 보신탕을 먹고 있었는데 그것도 개꿈 맞죠? 개그맨이 자세를 고쳐 잡았다. 적수를 만난 표정으로. 잽을 날렸더니 어퍼컷으로 응수를 하시네요. 보신탕 꿈으로 두 돈짜리, 반지행운을 잡으셨습니다. 자,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남편을 찾아 아프리카 통로를 걸었다. 마치 아프리카에서 금은보화를 찾은 탐험일지엔 오늘이 기록되어져 훗날의 기억 속에도 잊혀지지 않을 기대감으로.개그맨이 바오바브나무를 가리켰다. 두 번째 상품이 걸린 문제입니다. 도대체 저 바오바브나무의 키 높이는 얼마일까요? 참고로 농구와 관련이 되어있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이미터에 가까운 수치를 말하고 있었다. 자신의 키가 185센티라며 키를 재어보는 손님도 있었지만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급기야 어림 수치가 전부 나올 분위기가 되자 개그맨이 제지를 했다. 정답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가장 근사치에 말씀하신 한 분에게 역시 두 돈짜리 반지를 드리겠습니다. KBL외국선수 드래프드에서 농구광인 대표님이 힌트를 얻은 거랍니다. 193센티 이상이면 장신, 193센티 이하이면 단신으로 분류를 합니다. 이도저도 아닌 키는 193센티, 영점 오 프로에 속하는 193센티에 맞춰 바오바브나무를 제작하여 나란히 진열했다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주 코믹한 포인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을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살아가면서 자신의 캐릭터는 뒷전이고 외모지상주의에 급급하여 뜯어 고치기식의 상류층 허위허식에 빠지신 분들께 제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우리는 그래봤자 단신들입니다. 도토리 키 재기 식은 이제 그만, 소중한 자신을 찾으세요. 물론 아프리카를 방문했거나 지금 앉아계시거나, 앞으로 찾아오실 분은 자신의 멋스러움에 책임을 지실 분이라는 사실, 자신의 세포를 깨우실 분이라는 사실에 공감하시면 박수 한번 주세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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