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이 상황이 몰입이 되지 않았다. 혼자만의 낯섦과 혼자만의 소외감으로 진저리를 쳤다. 함께 유흥을 즐기고 싶고 그들의 움직임에 추임새도 곁들인 탄성도 지르고 싶었다. 그렇지만 아무런 흥미도 설렘도 없는 자신에 대해 미치도록 경멸하고 있었다. 그것에 대한 표출이 앞에 놓인 술잔을 비우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김상사와 수박이 거의 동시에 옷을 벗었다. 호스테스 홀 복안에 최소한의 속옷으로 두 사람이 입고 있어서 신속하게 알몸뚱이로 변신해 버린 것이다. 남자를 가운데 두고 샌드위치처럼 착 달라붙었다. -오빠도 벗을래?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김상사가 남자의 사타구니에 천연덕스럽게 손을 올리고 쓰다듬기 시작했다.-말 발 타 살벌타 커져라. 커져라.수박이귓밥을 핥으며 온 몸을 밀착 해왔다. -쭉쭉 늘어나라. 나의 여의봉아. 남자는 자신 안에 거칠고 우람한 남성을 찾기 위해 정신적으로 고군 분투하고 있었지만 밋밋한 채로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려 보던 김상사가 의 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오 분 안에 얘가 커지지 않으면 내 손목을 건다. -난 손목과 혓바닥을 건다. 이제 남자의 성기는 김상사와 수박이, 영화 ‘타자’의 대사를 인용할만큼 도전의 중심에 서있었다. 한 번도 이런 상대를 만 나지 못한 신선함과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여유도보였다. 차라리 그녀들의 바램대로 잭팟이 터지듯 불끈 솟아오르기를 남자는 소망했다. 여자들에게서 동성을 바라보는 시선과 느낌을, 얼마간 덜어낼수 있지 않을까. 수박이 남자의 허리끈을 풀었다. 공평하게 김상사가 지퍼를 내렸다. 성소수자라고 남자는얘기하고 싶었다. 수박이 바지를 움켜잡았고 김상사가 엉덩이를 들어손쉽게 바지가 내려가도록 손발이 척척 맞게 진행되어 가고 있었다. 남자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여기에 서 달아나면 영원히 한 가닥 남아있는 희망의 새싹을 틔우지 못하고 그대로 척박한 황무지로 남게 될 것이다. 바지는 벗겨졌다. 김상사는 노련하게 팬티를 벗기지 않고 남자와 마주보며 올라 앉아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수박은 윗도리 안으로 손을 넣어 젖꼭지를 공략하고 있었다. 남자의 시간은 정지된 듯 그곳의 붙박이 가구처럼 모양을 닮아가고 있었다. 원탁 테이블도 괜찮고 점박이 소파도 괜찮고 4월의 벚꽃이 흐드러지는 벽지도 괜찮은,지금의 동화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자신의 침몰을 지켜보고 있다는 아픔은 온전히 감당해야할 몫이었다. -릴렉스, 릴렉스. 변화 없는 남자의 성기를 김상사가 노련한 조련사처럼 달래가면서자신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수박이 남자의팬티를 찢듯이 움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