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이제껏 살아온 숱한 하루 중에서 최대 난관에 봉착한 절절함으로 자신의 팬티를 움켜잡았다. 햇님 달님이 호랑이를 피해 동아줄에 매달려 온힘으로 버틴 것처럼 생사를 건 팬티 움켜잡기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우스웠는지 김상사와 수박이 배꼽을 움켜잡고 박장대소를 한 뒤 서로를 쳐다봤다. -설마? 아다라시. 맞지? 맞는 것 같애. 언니언니. 수박이 목소리를 높이며 말하자 쉽게 수긍이 간다는 목소리로 김상사가 맞장구를 쳤다. -오늘 영계백숙으로 몸보신해볼거나. 보자보자. 팬티 안으로 김상사의 손이 쑥 들어 왔다. 남자는 거의 울상이 되었다. 재미있는 게임에 빠진 듯 여자들의 눈빛도 살아났고 동작도 과감하고 거침이 없었다. -작아. 작지만 귀엽네. 김상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박의 손도 남자의 팬티 안으로 들어 왔다. 사이좋게 서로를 배려하며 여자들의 한쪽손이 제각각 자리를 내주거나 중심으로 이동하거나 질서정연하게 안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언니, 팬티 벗길까? 남자는 이미 결정권이 없었다. 언니인 김상사의 결정을 동생인 수박이 기다리고 있었다. 고맙게도 김상사가 남자의 얼굴을 한번 쳐다봤다. 남자는 분명한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 위해 좌우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김상사가 환호를 내지르며 소리 쳤다. -벗기자. 홀딱! 수박은 기다렸다는 듯 남자의 팬티를 움켜잡고 거칠게 밑으로 내렸다. 남자가 고무줄 단을 움켜잡고 있는 것과 상관없이 팬티는 늘어진 채로 쭉 밑으로 내려가 발목에 걸쳐졌다. 여자들은 마치 금은보화가 담긴 보물 상자의 뚜껑을 열고 눈부시게 바라보듯 남자의 성기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거북이 목이라면 더 나와도 된단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남자는 어떻게 조롱거리가 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을 했다. 자신 안에 모호한 성정체성의 분명한 답안지를 받아들 수만 있다면, 나는 남자일까 여자일까에 대한 구체적인 이정표가 지금은 절실했다. 노크를 하거나 간지럼을 먹이거나 조물조물 거리거나 여자들의 집중공략으로 남자의 중심이 서서히 자리 잡고 있었다. 일찍이 느끼지 못한 쏠림이었고 커짐이었다. 남자도 놀랐다. 그러면 이성적인 성에대한 발견과 자리 잡음으로 읽혀도 되는 것일까. 심란했고 고민했던 지금까지의 혼란이 한 큐에 날려버린 것은 아닐까. 기대감으로 들떠있던 남자의 내부는 평온해 있었다. 잠시 꿈틀대던 섹스의 일말의 움직임은 누구나 겪는 사춘기적 지극히 단순한 감정의 스파크였던 것이다. 이성으로 부터 잠깐 느꼈던 감정의 선상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짧은 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곧 남자의 성기는 잠잠해졌다. 매달려있던 김상사와 수박이 어깨를 치켜 올리며 머쓱한 모션을 취했다. -계속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2 03:27:49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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